"1인 시위 홍 경감에 고맙다"… 경찰 실명게시판에도 응원글 수백개

김수경 기자
입력 2018.09.15 03:00

포털에도 격려 댓글 줄줄이 달려… 홍 경감 "모르는 분들 연락도 받아"

서울 동대문경찰서 홍성환(30) 경감이 14일 경찰 안팎에서 큰 화제가 됐다. 홍 경감은 전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이 세월호 시위대에 청구했던 8900만원의 손해배상을 포기한 데 항의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경찰 간부가 지휘부를 상대로 시위를 벌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2015년 4월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된 세월호 추모 집회로 경찰 4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 버스에 불을 붙이고 줄로 묶어 끌어내기도 했다.

경찰 내부 게시판에는 홍 경감을 지지하는 글과 댓글이 이어졌다. 이 게시판은 모두 실명(實名)으로 글을 쓰게 돼 있다. 한 경찰관은 13일 오후 '홍 경감을 응원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젊은 동료가 용기를 내 1인 시위를 한다는 것에 매우 고맙고 미안하다'고 했다. 이 글에는 이틀간 440여개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지지 글이었다.

경찰 지도부를 비판하는 글도 있었다. 충남지방경찰청 소속 한 경찰관은 '불법에 굴복한다는 것은 경찰 자존심이 아닌 법치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며 경찰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도를 넘은 악랄한 불법 폭력 집회로부터 국가 안위와 사회 안정,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정당한 법 집행을 했음에도 청장과 지도부가 계속하여 머리 숙이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썼다. 이 글에도 '동의한다' '지지한다'는 댓글이 200개 넘게 달렸다.

홍 경감은 본지 통화에서 "알고 지내던 동료뿐 아니라 일면식 없는 경찰관들에게서 전화와 메시지가 수십 통 왔다"고 했다. 한 경찰관은 '힘이 돼 주지 못하는 나약한 자신에게 부끄러움을 느끼고 말없이 응원하는 수많은 동료가 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경찰의 명예를 지켜줘 고맙다' '적극 응원한다'는 메시지도 여럿이었다고 한다.

이날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홍 경감 관련 기사에도 4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한 네티즌은 '조직 안에서도 바른말 할 수 있는 용기가 대단하다'며 '지휘부가 새겨들어 달라'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젊은 경찰 간부의 용기 있는 행동을 적극 지지한다'며 '폭력 집회는 사라져야 하고 면죄부를 줘선 안 된다. 경찰 힘내세요'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에 대해 경찰청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홍 경감은 "경찰 지휘부로부터는 아직 아무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했다.





조선일보 A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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