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적 살인 아니다" '송선미 남편 살인청부' 30대 2심도 무기징역

오경묵 기자
입력 2018.09.14 16:03
서울법원종합청사. /조선DB
거액 자산가인 할아버지의 재산을 빼돌리는 과정에서 배우 송선미씨의 남편을 살해하도록 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곽씨의 지시를 받아 살인을 저지른 20대 남성은 범행 사실을 자백한 점이 참작돼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김형두)는 살인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곽모(39)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곽씨로부터 지시를 받고 송씨의 남편 고모씨를 살해한 조모(28)씨에게는 징역 22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곽씨는 사촌인 고씨와 재일교포 1세인 할아버지의 재산을 두고 갈등을 빚던 중 지난해 8월 조씨를 시켜 고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씨는 곽씨로부터 범행 대가로 20억원을 제안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의 쟁점은 곽씨가 조씨에게 살인을 교사했는지였다. 1심은 이를 인정해 곽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곽씨는 항소심에서 그런 지시를 하지 않았는데 조씨가 우발적으로 살인했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곽씨의 지시에 의한 계획적 살인이라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우발적 범행이라면 직전에 언쟁이나 화를 내는 등 감정의 고조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범행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그런 게 전혀 없고, 조씨는 고개를 떨구고 있다가 갑자기 범행을 저지른다"고 했다.

이어 "곽씨와 고씨가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고씨가 살해를 당하면 당연히 곽씨가 의심받을 것이므로 공개된 장소에서 범행했다고 지시했다는 조씨의 말에 설득력이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조씨의 경우 우발적 범행이라고 진술하는 것과 계획적 범행이라고 진술하는 것 사이에는 형량에 큰 차이가 있다"며 "훨씬 무거운 형량을 받는 것을 감수하면서 계획적 살인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르면 우발적 살인의 권고 형량은 징역 10~16년이고, 계획적 살인은 징역 18년 이상부터 무기징역이다.

재판부는 출금 전표 등 문서 위조 범행을 공모한 곽씨의 부친과 법무사에게는 1심과 마찬가지로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선고 직후 법정을 찾은 송씨와 곽씨 가족으로 보이는 노년 여성이 언쟁을 벌이며 소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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