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소송 포기 반발' 현직 경찰 간부, 경찰청 앞 정복 1인 시위

윤민혁 기자
입력 2018.09.13 17:21 수정 2018.09.13 17:55
13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홍성환 경감이 경찰 정복을 입은 채 1인 시위에 나서고 있다. /독자 제공
세월호 추모 집회 참가자들을 상대로 내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관련한 법원의 강제 조정을 경찰청이 수용한 것에 대해 경찰 간부가 13일 경찰 지도부를 비판하는 1인 시위를 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 용신지구대 소속 홍성환 경감은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3시간 동안 서울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조직원들의 원성에는 귀를 닫고 폭력 시위에는 열려 있는 경찰 고위층’이란 글귀가 새겨진 피켓을 한 손에 든 채 1인 시위를 했다. 그는 경찰 정복 차림이었다. 홍 경감은 경찰대학 28기로, 같은 대학 4기 출신인 민갑룡 경찰청장의 대학 후배다.

홍 경감은 입장문을 통해 "‘기분’ 문제라면 화해할 수 있겠지만, 이 소송은 기동버스가 불타고 경찰 장비와 개인용품이 약탈당했으며 경찰관들이 피를 봐야 했던 불법시위와 관련된 것"이라며 "현장 경찰관들이 1만원, 2만원짜리 공용품을 분실하면 경고 또는 경징계가 나오는데 우리가 포기한 막대한 피해보상과 그에 따른 혈세 낭비에 대해선 누가 어떤 징계를 받아야 하느냐"고 했다.

또 "경찰은 침묵하는 다수 국민을 위해 갖은 욕을 먹더라도 법대로 하는, 고독하지만 명예로운 조직이어야 한다"며 "경찰의 진정한 개혁은 수사권 독립과 자치경찰제 이전에 정치와 결별하고 법과 국민을 가까이하는 기본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불법시위 세력’에게 "여러분이 증오해 마지않는 경찰이 여러분의 자유와 안전을 지키고 있다"며 "여러분이 술에 취해 법을 무시하고 질서를 유린할 때 다수 국민이 여러분을 지켜보고 있음을 기억해 달라. 경찰관도 국민이다"라고 했다.
홍 경감은 1인 시위의 배경에 관해 "세월호 추모집회 관련 손배소를 포기했다는 소식에 ‘이건 아니다’ 싶어 내부 게시판에도 경찰청 입장을 밝혀달라는 글을 썼지만,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아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홍 경감은 지난 3일과 8일 경찰 내부 게시판에 "경찰의 결정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리고, "민갑룡 경찰청장의 설명이 없다면 경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경찰은 지난 3일 2015년 세월호 추모 집회 주최 측을 상대로 냈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대해 '금전 배상 없이 피고(집회 주최 측)가 경찰 피해에 유감을 표하라'는 취지의 법원 조정안을 받아들였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88단독 황혜민 판사는 지난달 20일 이런 내용의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결정 후 2주간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이의신청 마지막 날인 3일 경찰이 법원의 조정을 수용한 것이다.
앞서 경찰은 당시 시위대가 경찰 버스·무전기 등을 파손했다며 7700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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