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반환 미군기지, 용산처럼 국가 주도로 개발해야"

동두천=조철오 기자
입력 2018.08.31 03:00

[민선7기 기초단체장을 만나다] [8] 최용덕 동두천 시장

경기 동두천시는 6·25전쟁 이후 주둔한 미군 때문에 생겨났다. 미군 기지가 전체 면적 95.66㎢의 42%(40.63㎢)로 한국과 미국이 섞인 혼혈 도시다. 미군 기지 6곳 가운데 3곳은 반환됐지만 주력 부대는 아직 남아 있다. 동두천은 미군이 뿌리는 달러 때문에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2004년 이라크 전쟁을 기점으로 미군의 약 70~80%가 철수하면서 지역 경제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군사시설보호구역,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중첩 규제가 여전하다. 첫 임기를 맞는 최용덕(60) 동두천 시장은 "미국과 미군 덕분에 잘사는 한국이 있을 수 있었지만, 68년간 안보 때문에 겪었던 희생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의 응답이 없다면 시민을 대신해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최용덕 동두천시장은 “시청에서 30년 근무한 경험을 두루 시정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동두천시

―동두천이 맞고 있는 어려움은.

"무엇보다 규제가 많다. 미군 기지는 토지세도 받지 못하는데 도시 면적의 거의 절반을 68년 동안 무상 사용했다. 미군 주둔으로 동두천이 부담한 손실이 22조6000억원에 이른다. 더구나 도시의 68% 정도가 산지여서 개발 여지도 적다. 워낙 악조건이 많아 제대로 된 일자리도 만들기 어렵다. 재정 자립도는 10% 중반대로 약 70% 수준인 경기도 평균과 비교해 크게 떨어진다. 젊은이들도 모두 대도시로 떠난다. 지역이 소멸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마저 나온다."

―지역 개발을 위한 정부의 특별한 관심과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데.

"서울 용산처럼 국가가 주도해 개발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도 포함돼 있다. 미군 기지가 반환된다고 해도 워낙 땅이 넓어 토지 매입 비용이 짐작조차 어렵다. 안보 때문에 조건 없는 희생을 당했는데 땅값까지 내놓으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정부가 관여해 무상으로 돌려줘야 한다. 또 각종 규제 완화도 필요하다. 도시 침체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경기 북부가 발전하면 남북의 완충지대로 평화를 견인할 수 있다. 우리는 반환 미군 기지에 대한 국가 주도 개발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지역의 안타까운 실상을 보고 갔다. 다행히 관심이 많아 거는 기대가 크다."

―동두천 미군 기지는 어떻게 되는가.

"미군 기지에는 주한 미군의 다연장로켓포, 전술 지대지 미사일 등이 있다. 북한 장사정포에 맞서는 전략 자산으로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조기 철수보다는 사실상 종전이 돼야 논의가 가시화될 것으로 본다. 앞으로 평화 시대를 맞게 되면 동두천의 역할과 기능은 매우 커질 것이다. 지금 경의선·동해선·경원선 등 철도 복원 사업이 거론된다. 동두천역은 경원선의 출발점이 된다. 경원선은 금강산을 지나 러시아, 유럽까지 가는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반환 미군 기지의 활용 가치는 더욱 커진다. 국가가 주도해 대규모 물류단지를 조성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민선 7기 유일한 '동장 출신 시장'이란 타이틀을 갖고 있다.

"동두천시청에서 30년 이상 근무했다. 소요동장 한 번을 포함해 시내 8개 동 가운데 4곳에서 근무했다. 동장으로 근무할 때 모든 집을 일일이 찾아다녔다. 주민과 만나면서 서류와 현실의 괴리를 여실히 느꼈다. 저는 동두천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속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한다. 내가 주민으로서 느끼고 바랐던 점, 공무원으로 일했던 경험을 두루 시정에 반영하려 한다."


조선일보 A14면
베르나르 뷔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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