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마드 운영자, "박탈당한 권리 위해 싸울 것…변호사 선임 법적 대응"

노우리 인턴 기자
입력 2018.08.10 17:03
워마드 로고/워마드 홈페이지
워마드 운영자, 9일 밤 홈페이지에 글 올려
“체포영장 발부로 한국 들어갈 자유 박탈” 주장
“경찰과 영장 발부한 판사 좌천도 목표”
음란물 유포 방조·증거인멸 혐의 조목조목 반박

경찰이 남성 혐오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Womad)' 운영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에 나서자 워마드 운영자가 "변호사를 선임해 편파 수사에 대응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앞서 부산지방경찰청은 음란물 유포를 방조한 혐의로 워마드 운영자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하고 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워마드 운영자는 한국 국적의 A(여·30)씨로, 작년 12월 출국해 현재 해외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마드 운영자 A씨가 공지사항 게시판에 올린 입장문/워마드 캡처
A씨는 9일 밤 11시 46분쯤 워마드 공지사항 게시판에 '경찰이 씌운 근거 없는 혐의에 대해 반박한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올려 “경찰의 근거 없는 편파 수사로 인해 사실상 한국에 들어갈 자유를 박탈당한 상황”이라며 “한국에 들어가지 않으면 그만이다 생각하고 무시하려다가도 증거도 없이 집요하게 괴롭히는 경찰에 의해 여러 가능성과 자유가 침해했다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수 개월간 대응에 대해서 고민했고 결론을 내렸다”며 “편파 수사에 몸을 사리고 대응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경찰이 바라던바 대로 되는 일이 아닐까 한다. 부당하게 박탈당한 권리를 되찾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여 싸워나가려 한다”고 했다.

A씨는 “저는 저와 관련된 혐의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당사자로서 한국 경찰이 범죄 사실에 대한 충분한 증거도 확보하지 않고서 압박수사를 하고 있다는 점을 알린다”며 “과연 법원은 경찰이 제출한 이유가 상당해서 체포영장을 발부한 거냐? 아니면 경찰과 남성연대를 맺고 워마드 운영자를 족치기 위해 혐의를 부풀리고 공권력을 남용하는 거냐”고 반문했다.

그는 법적 대응에 대해 “제게 씌워진 말 같지도 않은 혐의를 벗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고, 사실을 과장하고 소설을 쓰고 말도 안되는 혐의를 씌운 경찰 담당자들과, 증거 같지도 않은 증거를 보고 체포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공권력 남용 혐의로 처벌하고 좌천시키는 것이 또 다른 목표”라고 했다.

대응을 위해 변호사비 모금 등 여러 방안을 생각하고 있고 함께 대응책을 논의하려고 합니다.

A씨는 그러면서 음란물 유포 방조·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A씨는 음란물 유포 방조 혐의에 대해 "워마드 운영자로서 위법적인 콘텐츠를 발견할 때마다 성실하게 삭제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나 각종 인권단체, 사이버 장의업체 등에서 온 요청도 법령에 맞춰 명예훼손, 모욕, 음란물 등에 해당한다면 지워왔다"고 했다.

이어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게시물이 남아있을 수는 있으나 고의적으로 방치한 위법적 게시물은 없다"며 "메일에 모든 증거기록이 남아있다"고 했다.

또한 홍익대 남성 누드 모델 사진을 찍어 워마드에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여성모델 안모(25)씨의 게시물 기록을 고의적으로 삭제해 증거를 인멸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경찰은 운영자가 ‘홍본좌(워마드에서 안씨를 일컫는 호칭)’가 보낸 메일을 확인했다는 사실만 갖고 홍본좌의 기록을 고의적으로 삭제했다고 주장한다”며 “경찰이 메일 내역을 확인했다면, 홍본좌의 메일에 워마드 운영자가 아무 답변을 하지 않은 것도 봤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A씨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소식이 알려지자 여성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편파 수사’라는 논란이 일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8일 ‘워마드 편파 수사 하지 마라’는 청원이 올라와 10일 오후 서명한 사람이 6만 8000명을 넘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29개 여성단체는 이날 낮 12시 서울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워마드 운영자에 대해 편파 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경찰은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올해 들어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와 관련한 사이버수사과 신고 69건 중 53건을 검거했지만, 워마드는 운영자의 비협조로 32건 중 한 건도 검거하지 못했다”며 “편파 수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일베 운영자는 불법 요소가 있는 게시글에 대해 경찰이 이용자 신상 정보를 요청하면 곧바로 제출해왔고, 게시물 삭제를 요청하면 즉각 삭제해 운영자에 대해 강제 수사할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워마드 서버는 해외에 있지만 일베 서버는 국내에 있다.

아래는 워마드 운영자 강씨의 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관리자입니다.

경찰의 근거 없는 편파 수사로 인해 사실상 한국에 들어갈 자유를 박탈당한 상황입니다.

한국에 들어가지 않으면 그만이다 생각하고 무시하려다가도 증거도 없이 집요하게 괴롭히는 경찰에 의해 여러 가능성과 자유가 침해 당했다는 것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지난 수 개월간 대응에 대해서 고민했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편파수사에 몸을 사리고 대응하지 않는 것이야 말로 경찰이 바라던바 대로 되는 일이 아닐까합니다.

부당하게 박탈당한 권리를 되찾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여 싸워나가려 합니다.

저는 저와 관련된 혐의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당사자로서 한국 경찰이 범죄 사실에 대한 충분한 증거도 확보하지 않고서 압박 수사를 하고 있다는 점을 알립니다.

머한민국 형법에 따르면 체포영장은 형사소송법 제200조의2에 근거하여 발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피의자(워마드 운영자)가 죄(음란물 유포 방조 & 증거인멸)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를 경찰이 법원에 제출해야 체포영장 발부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런 근거가 있을 리가 없습니다.
과연 법원은 경찰이 제출한 이유가 상당해서 체포영장을 발부한겁니까? 아니면 경찰과 남성연대를 맺고 워마드 운영자를 족치기 위해 혐의를 부풀리고 공권력을 남용하는 겁니까?

그 간 제게 씌워진 두 가지 혐의에 대해 반박합니다.


1. 음란물 유포 방조죄

지난번 공지로도 한 차례 알렸듯 워마드 운영자로서 위법적인 컨텐츠를 발견할 때마다 성실하게 삭제하고 있습니다. 워마드는 수익을 내는 업체가 아닙니다. 수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법적으로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에게 요구되는 것들을 다 해야 하는지도 의문인데 일단은 지키고 있습니다. 지난 10월부터 워마드는 운영자가 개인 통장을 털어서 서버 비용을 내고 여가시간을 쪼개서 사이트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사비로 운영하는 부분에 대해 간단히 설명합니다. 지난 10월 모금과 관련된 사람들의 대응으로 최근까지도 제 멘탈이 극심하게 갈려서 사건을 정리하는 공지를 올리지 못했습니다. 일단 체포영장에 대한 대응에 집중하고 이 부분은 따로 정리하고 대응하겠습니다.)

상황이 이런 만큼 풀타임으로 일하는 관리자를 여러 명 두고 있는 사이트보다 대응이 빠를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가능한 한 성실하게 게시물 필터링에 임해 왔습니다. 현재까지 방통위나 온갖 인권 단체, 사이버 장의업체 등에서 온 요청들도 대한민국 법령에 맞춰 명예훼손, 모욕, 음란물 등에 해당한다면 삭제해왔습니다. 미처 발견하지 못해 남아있는 게시물은 있을 수 있으나 고의적으로 방치한 위법적 게시물은 없습니다.

메일에 모든 증거기록이 남아있으며, 이 점은 제게 수시로 게시물 삭제요청을 보내는 방통위 측에서 저만큼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워마드는 음란물 유포를 목적으로 하는 사이트가 아니며 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워마드 관리자가 신의성실하게 음란물 삭제에 임했다는 증거를 수백 개 가지고 있습니다. 워마드 운영자 유죄 혐의를 씌운 경찰과 법원은 어떻게 음란물 유포 방조에 대한 혐의를 확신하고 운영자를 수사 중인 건지 충분한 근거를 내놓기 바랍니다.



2. 홍본좌의 기록을 삭제한 혐의 - 증거인멸죄

5월 당시에 기사에서 확인했던 혐의입니다. 운영자가 홍본좌가 보낸 메일을 확인했다는 사실 만으로 경찰은 운영자가 홍본좌의 기록을 고의로 삭제했다는 혐의로 비약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방식으로 혐의를 씌우는 게 가능한 건지, 누구의 창조적인 아이디어인지 매우 궁금합니다.

또한 경찰이 홍본좌의 메일 내역을 확인했다면, 워마드 운영자가 아무 답변을 하지 않은 것도 분명 확인했을 겁니다. 삭제하겠다고 답변한 적도 없는데 기록 삭제에 협조했다는 혐의를 어떻게 씌울 수 있습니까?

또한 워마드 공지와 개인정보 취급방침에서 알리고 있듯이 예전부터 워마드는 활동 IP와 로그를 포함한 모든 개인 정보를 수집하지 않고 있습니다. 없는 데이터를 어떻게 고의로 삭제했다는 것인지, 무슨 근거로 삭제했다고 혐의를 씌운 건지 근거를 밝히기 바랍니다.

경찰은 법적으로 워마드를 폐쇄할 수 있는 근거가 없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권력을 휘두르며 근거도 없이 운영자에게 아무 혐의나 덮어 씌워서 수사하고, 어떤 식으로든 불이익을 주고, 체포하겠다고 협박하면서 폐쇄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의 경찰 수사는 한 두 번이 아니며 지속적으로 워마드를 압박해 왔습니다. 대한민국은 여성 한정 표현과 신념의 자유가 박탈되는 국가입니까?

앞으로 변호사를 선임하여 가능한 모든 대응을 해 나가려 합니다. 제게 씌워진 말 같지도 않은 혐의를 벗는 것이 1차적인 목표고, 사실을 과장하고 소설을 쓰고 말도 안되는 혐의를 씌운 경찰담당자들과, 증거같지도 않은 증거를 보고 체포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공권력 남용 혐의로 처벌하고 좌천시키는 것이 또 다른 목표입니다.

대응을 위해 변호사비 모금 등 여러 방안을 생각하고 있고 함께 대응책을 논의하려고 합니다. 한국 국적이 아니고 한국 들어갈 일이 없는 분, 모금 총대로 나서 줄 수 있는 분, 그 외 신박한 아이디어를 줄 수 있는 분들의 많은 도움 바랍니다.

길고 어려운 싸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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