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민권 딴 멜라니아 부모, 트럼프가 반대하는 ‘연쇄 이민’ 제도 이용

이다비 기자
입력 2018.08.10 15:0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의 부모가 미국 시민권자가 됐다. 멜라니아 여사의 부모는 사위인 트럼프 대통령이 없애려는 이민 제도인 ‘연쇄 이민’에 해당한다고 9일(현지 시각) CNN이 보도했다. 멜라니아 여사가 트럼프 행정부가 반대하는 제도를 부모의 시민권을 얻는 데 이용한 만큼 ‘위선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멜라니아 여사의 아버지인 빅터 크나브스(73)와 어머니인 아말리아 크나브스(71)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시민권 취득 행사에서 시민 서약을 하고 시민권을 취득했다. 모두 슬로베니아 출신 이민자로, 지난 2월 영주권을 부여받아 미국에서 살고 있다. 영주권을 취득한 지 6개월 만에 시민권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이번 멜라니아 여사 부모의 시민권 취득에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반대해온 이민자 정책인 연쇄 이민 제도가 이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연쇄 이민은 가족 중 한 명이 허가를 받아 미국에 이민 오면 나머지 가족들은 초청으로 입국하는 이민 제도다. CNN은 멜라니아 여사의 부모를 잘 알고 있다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 멜라니아 여사가 과거 부모의 영주권 신청 때 보증인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영주권을 취득해야 시민권을 받을 수 있다.

멜라니아 여사의 아버지인 빅터 크나브스(73)와 어머니인 아말리아 크나브스(71)는 2018년 8월 10일 뉴욕에서 시민권을 취득했다. /CNN
부부의 이민 변호를 맡은 변호사 마이클 와일즈는 멜라니아 여사 부모가 어떤 식으로 영주권과 시민권을 취득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와일즈 변호사는 “그들은 (시민권을 받은 것을) 아주 감사하고 있다”고만 소감을 전했다.

연쇄 이민은 현재 미국 이민 방법 중 가장 널리 쓰이고 있다. 반(反)이민 정책을 추구하는 트럼프 행정부는 이 제도가 미국인의 일자리를 뺏고, 국가안보를 해친다며 대폭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전문가들은 연쇄 이민 제도가 축소된다면 미국 이민자 비율이 지금보다 40~50%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쇄 이민 대신 이민 신청자의 학력·경력·영어 구사 능력 등 미국에 대한 기여도를 평가해 영주권을 주는 ‘메리트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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