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표적수사 민갑룡 사퇴"…워마드 수사에 여성단체들 반발

윤민혁 기자
입력 2018.08.10 14:56 수정 2018.08.10 15:53
경찰이 남성 혐오 사이트 ‘워마드(Womad)’ 운영자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것과 관련, 여성단체들이 “성차별적인 편파수사”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이른바 ‘혜화역 시위’를 주도하는 불편한 용기 측은 민갑룡 경찰청장의 사퇴도 요구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29개 여성단체는 10일 낮 12시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워마드 운영자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는 지난 5월 홍대 남성 누드모델 사진 유출 당시 성차별적인 편 파수사를 떠오르게 한다”며 “남초(男超) 사이트와 웹하드에 불법 촬영물이 넘쳐나고 있음에도, 경찰이 여성 피의자가 등장하자 즉각 체포 수사하고 국제공조를 펼치는 등 편파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여성단체들은 “경찰이야말로 (몰카) 방조자”라며 불법 촬영 편파 수사 중단, 불법 촬영물 유포자·유통 플랫폼·소지자 처벌, 디지털성범죄 산업에 대한 특별수사단 구성 등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80여 명의 여성단체 회원들은 주요 웹하드 업체와 디씨인사이드, 엠엘비(MLB)파크 등 ‘남초 사이트’ 목록이 적힌 팻말을 들고 “동일 범죄 동일 수사, 경찰은 제대로 실시하라”, “경찰은 지금 당장 편파 수사 사죄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일부 회원들은 ‘워마드가 구속이면 디씨는 무기징역’, ‘편파 수사일까 걱정 마라 편파 수사 맞으니까’ 등이 적힌 팻말을 들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29개 여성단체 회원들이 10일 낮 12시 서울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음란물 유포에 대한 편파수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윤민혁 기자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경찰은 지난 십수 년간 불법 촬영물 유통을 제대로 수사하지도, 처벌하지도 않은 것에 대해 스스로 조사하고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경찰청은 도대체 뭣 하는 곳이냐”며 “경찰청이 각종 대책을 내놓으며 범죄를 근절하겠다지만 선언과 홍보만 있고 실질적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최근 혜화역과 광화문광장 등에서 ‘생물학적 여성’ 수만 명이 모인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를 주도한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도 전날 성명을 내고 “웹하드에서 공공연하게 거래되고 있는 여성 대상 불법 촬영물에 대해서 지금까지 음란물 유포 방조죄를 묻지 않았던 경찰이 오로지 ‘워마드’에만 주목하고 있다”며 “이를 편파 수사가 아니라고 부인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다. 편파 수사라는 말조차 어불성설이다. 이는 명백한 표적 수사”라고 밝혔다.

이어 "워마드 운영자 구속을 지시한 경찰이 누구인지 밝히고, 지시자와 함께 명명백백한 편파 수사에 앞장서는 민갑룡 청장은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했다.

앞서 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음란물 유포를 방조한 혐의로 해외에 체류 중인 워마드 운영자 A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라고 지난 8일 밝혔다. 워마드 운영자는 지난해 12월 출국해 현재 해외에 머물고 있는 한국 국적의 30세 여성인 것으로 전해졌다.

체포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에선 여성 네티즌을 중심으로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는 제대로 건드리지도 않고 워마드만 수사한다”며 ‘편파 수사’ 논란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은 전날 보도자료까지 내고 “올해 들어 일베와 관련한 사이버수사과 신고 69건 중 53건을 검거했지만, 워마드는 운영자의 비협조로 32건 중 한 건도 검거하지 못했다”며 “편파 수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일베 운영자는 불법 요소가 있는 게시글에 대해 경찰이 이용자 신상 정보를 요청하면 곧바로 제출해왔고, 게시물 삭제를 요청하면 즉각 삭제해 운영자에 대해 강제 수사할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워마드 서버는 해외에 있지만 일베 서버는 국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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