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혹 석탄, '러시아산'이라는 원산지 증명서 위조…발열량도 북한산과 일치

이옥진 기자
입력 2018.08.10 10:01
북한산 석탄 반입 의혹을 받고 있는 남동발전에 남품된 석탄이 러시아산이라는 원산지 증명서가 위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해당 석탄의 발열량이 러시아산보다 낮은 북한산 무연탄의 발열량 범위와 일치해, 해당 석탄이 북한산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해당 석탄은 남동발전이 중개업체와 계약할 때 정한 발열량 조건에 못 미쳐, 남동발전이 의도적으로 기준 미달의 석탄을 수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이 10일 남동발전으로부터 북한산으로 의심을 받고 있는 석탄의 원산지 증명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0월 샤이닝리치호가 러시아 홀름스크항에서 러시아산이라며 들여온 무연탄 5119t에 대한 원산지 증명서가 위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샤이닝리치호가 국내에 반입해 중개업체 H사를 통해 남동발전에 납품한 무연탄 5119t의 원산지 증명서를 러시아 연방 상공회의소 원산지 증명서 검증사이트에서 검색해본 결과 ‘해당 인증서가 없다’고 나온다.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실 제공
남동발전은 작년 10월 국내 석탄 중개업체인 H사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9703t의 무연탄을 수입했다. 이중 러시아 홀름스크항에서 무연탄 5119t을 싣고 온 샤이닝리치호가 남동발전에 해당 석탄을 납품하며 제출한 원산지 증명서가 위조됐다는 것이다.

러시아 쿠즈바스 상공회의소가 발행한 것으로 돼 있는 해당 무연탄의 원산지 증명서는 러시아 연방 상공회의소 검증 사이트에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석탄의 모든 원산지 증명서는 러시아 연방 상공회의소에 발급·관리한다. 그런데 남동발전에 제출된 무연탄 5119t에 대한 원산지 증명서의 고유번호와 전산등록번호를 가진 증명서가 러시아 연방 상공회의소에서는 조회되지 않는 것이다. 다만 뒤이어 진룽호가 러시아 나홋카항에서 들여온 4584t의 무연탄은 노보시비르스크 상공회의에서 발행한 것으로, 조회 결과 진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샤이닝리치호가 들여온 원산지 증명서 위조 의혹이 있는 무연탄 5119t의 발열량은 1kg당 5907kcal로 러시아산 무연탄의 발열량 6400~8000kcal/kg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북한산 무연탄의 발열량 4000~7000kal/kg의 범위 안에 속해 해당 무연탄이 북한산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진룽호가 들여온 무연탄의 발열량도 6145kcal/kg이었다.

또 해당 무연탄의 발열량은 남동발전과 H사가 계약하면서 정한 조건인 ‘발열량 최소 6300kcal/kg 이상’을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수입된 것이다. 당초 계약서상에는 순발열량을 기준으로 해당 조건을 충족하도록 했지만, 남동발전은 석탄 인수 후 순발열량보다 수치가 높게 나오는 총발열량(연소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증기의 잠열을 포함한 발열량)으로 검수하기도 했다. 남동발전이 해당 석탄이 북한산이 아닌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같이 검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정유섭 의원은 “우리 정부가 원산지 증명서 위조 사실 등을 토대로 해당 석탄이 북한산 석탄임을 충분히 밝힐 수 있음에도 방치한 것으로 국정조사를 통해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관세청은 국내 북한산 석탄의 위장 반입에 관여한 중개업체 H사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관세청은 이날 오후 정부대전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북한산 석탄 등 위장 반입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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