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60% 무너져… 靑 "민심 겸허히 수용"

이민석 기자
입력 2018.08.10 03:12

文대통령 지지율 취임 후 최저치, 보수·중도층서 하락 두드러져
靑 "현안 대처가 미흡" 자성론도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로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9일 나오자 청와대에선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정부가 민생 현안에 제때 대처했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자성론(自省論)'도 나왔다. 그간 "지지율 변화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겠다"고 했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경제 상황 악화와 두 달 가까이 이어진 지지율 하락세에 바짝 긴장한 분위기다.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6~8일 성인 1507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신뢰 수준 95%, 표본 오차 ±2.5%p)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 대비 5.2%p 내린 58%였다. 6·13 지방선거 이후 7주 연속 하락한 것이다. '국정 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5.4%p 오른 35.8%였다. 지역별로 부산·울산·경남(-12.9%p), 대구·경북(-10.5%p), 이념 성향별로는 보수(-6.6%p)와 중도(-6.8%p)층서 하락이 두드러졌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 현안 점검 회의를 열고 여론조사 결과와 지지도 하락 원인 등을 논의했다. 임 실장을 포함한 청와대 참모진은 최근 폭염에 따른 전기료 논란과 BMW 차량 화재 사건 등 현안에 대응하는 속도가 미흡했다고 자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내놓은 전기 요금 누진제 한시적 완화 대책이 실효성이 떨어진다' '정책 대응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 정부가 여러 현안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다만 "왜 지지율이 올랐을 때는 궁금해하면서 질문을 안 하나. 그때는 할 말이 많았는데…"라고 했다.

청와대는 경제지표가 나빠지는 것이 문 대통령 지지율 악화에 큰 영향을 준다고 판단하고 문 대통령의 '경제 현장 방문'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의료 기기 규제 혁신 행사에 참석한 데 이어 지난 7일엔 시민단체와 여당 강경파의 반대를 무릅쓰고 인터넷 전문 은행에 대한 '은산(銀産) 분리 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다음 규제 혁신 행사로 '개인 정보 보호 규제 완화'를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지지율이 같이 떨어졌다. 지난주 42.8%에서 40.1%로 2.7%포인트 떨어져 40%에 턱걸이했다.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에 공식 반응을 내지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오르락내리락하는 당 지지율에 대해 따로 언급할 것은 없다"고 했다.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해찬 의원은 이날 문 대통령 지지율 관련 질문에 "50%대로 떨어졌다고 하는데, 60%대를 1년 이상 유지한 것 자체가 너무 오래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연이은 지지율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지금까지는 전(前) 정부의 실정(失政)과 문재인 정부의 '감성 정치', 야당의 자중지란 덕을 좀 봤다"며 "국민이 정부에 눈에 보이는 '경제 실적'을 요구하고 있다. 기준이 엄격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A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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