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직까지 초보적 의문도 못 푼 BMW 화재

입력 2018.08.10 03:18
어제 BMW 차량 두 대가 또 불탔다. 한 대는 경남 사천 남해고속도로에서 화재가 난 730Ld이고, 또 다른 차량은 의왕 제2 경인고속도로에서 불탄 320d다. 이로써 올해만 주행 중 화재가 난 BMW 차량이 36대로 늘었다. 정부는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BMW 차량은 '운행중지' 명령을 내리겠다고 한다. 한동안 뒷짐 지고 있던 정부가 뒤늦게 극약처방을 들고 나오려는 것이다. 안전진단 대상 10만대 중 절반이 아직 점검을 받지 못했다. 차량 소유자의 잘못이 아니라 점검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 문제는 BMW 화재와 관련한 가장 초보적인 의문이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화재 차량 중엔 안전점검을 받았거나 리콜 대상이 아닌 경우가 있었다. 어제 불난 730Ld 차량 역시 리콜 대상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지금의 리콜은 문제의 근본적 해결 방안이 아니라는 얘기가 된다. 이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

BMW 차량 화재는 다른 나라에서도 있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11월 100만대를 화재 위험으로 리콜했다. 올 5월엔 영국에서 30만대가 리콜명령을 받았다. 이들 나라에선 차량 전선 이상 등으로 정차(停車) 중 화재가 잦았다고 한다. 반면 한국에서는 달리는 차에 불이 붙고 있다. 디젤 차량에 장착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결함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EGR이 원인인 BMW 화재는 유독 한국에서만 빈발하고 있다. BMW 측은 처음엔 "외국에선 화재 없었다"고 했다가 "다른 나라에서도 있다"고 말을 바꿨다. 한국과 해외시장 차량 결함률이 0.1%로 비슷하다고도 했다. 하지만 화재가 발생한 나라와 차종·횟수는 밝히지 않고 있다. 이 초보적인 궁금증조차 대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원인을 찾는 데 10개월 걸린다고 하는데 그조차 불분명하다. BMW는 "조사 중"이라고만 하고 제대로 알리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사고인데 이렇게 남의 나라 일인 듯 깜깜하다. 글로벌 기업의 오만함과 정부의 태만이 시민을 더 불안하게 한다.
조선일보 A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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