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드는 여권내 '임종석 견제론'...당권 경쟁에도 영향 미칠까

박정엽 기자
입력 2018.08.09 17:00
여권에서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견제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6월 26일과 8월 6일 두차례 걸쳐 문재인 정부 청와대 2기 참모진 인사가 발표된 뒤부터다. 견제론 부상은 임 실장의 여권 내 위상이 높아지고 영향력이 커졌음을 반증한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6월 26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청와대 수석 비서관 일부 교체를 발표하던 중 미소짓고 있다./연합뉴스
◇여권 차기 주자로 부상한 임실장

여권에선 김종천 의전비서관, 김우영 제도개혁비서관 인사를 두고 임 실장의 위상을 보여줬다는 말이 나왔다. 김종천 비서관은 1기 청와대에서 비서실장실 선임행정관으로 임 실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은평구청장을 지낸 김우영 비서관은 지난 20대 총선 당시 서울 은평을 공천에 도전했던 임 실장을 도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같은 ‘실장급’참모인 장하성 정책실장은 문책성 경제참모 교체 등으로 상처를 입었다.
임 실장과 거리가 있는 한 여권 인사는 최근 “나는 임종석이 있는 동안 청와대에 입성하기 힘들 것 같다”고 했다. “임 실장 다음 비서실장을 노리던 사람들은 당분간 꿈을 접고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말도 나왔다.

임 실장의 위상은 청와대 바깥에서 더 높아졌다는 평가다. 남북정상회담과 미북정상회담 등을 거치면서 단숨에 ‘차기 주자’로 부상했다. 반면 다른 경쟁자들은 강력한 청와대의 구심력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 3월 부산시장에 출마하려던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과 지난 7월 당대표에 출마하려던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은 각각 국무위원직에 충실하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부산시장은 현 여권의 심장을 상징하고, 당대표는 차기 총선 공천권을 확보할 수 있는 자리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정치인이라면 욕심을 낼만한 자리다. 그러나 이들은 장관직 수행을 명분으로 이를 포기했다. 김영록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별다른 문제없이 전라남도지사에 도전해 당선된 것과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잠룡의 부상을 막아 국정 장악력을 유지하겠다는 청와대 의중에 두 장관이 ‘꿈’을 접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더해 문 대통령이 임 실장과 함께 저녁을 먹는 경우가 많다는 소식이 지난주 한 언론 보도로 전해졌다. 임 실장을 바라보는 여권내 질투의 강도가 더 커져갈 수밖에 없게 됐다.

◇ “임종석 견제론 강해지면 이해찬 유리”

한 여권 관계자는 “최근 2기 청와대 인사는 임 실장 영향력도 보여줬지만 동시에 여권 내에서 고개 드는 임 실장 견제론도 반영됐다”며 “임 실장에 대한 견제의 목소리가 이제부터 본격화할 것 같다”고 했다. 임 실장의 높아진 영향력과 견제론 부상이 동전의 양면처럼 맞닿아 있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노무현정부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함께 일했던 김영배 정책조정비서관과 민형배 자치발전비서관을 2기 청와대로 불러들였다. 이들은 임 실장과 다른 정치적 행보를 밟아왔고, 일부는 임 실장과 거리감도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들은 청와대에서 정부 정책 전반과 지역 전반 상황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았다.

지난 6월 26일 임명된 이용선 시민사회수석비서관도 임 실장 견제용 포석으로 읽힌다. 임 실장은 지난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한명숙 당시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대표가 지명해 사무총장에 임명됐지만, 총선 공천 과정에서 이 수석 등 ‘혁신과통합’ 인사들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총선 공천을 반납하고 사무총장직에서 사퇴했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선거도 여권내 ‘임종석 견제론’과 연관돼 있다. 2012년 총선 직전 ‘혁신과통합’ 인사들과 함께 임 실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던 핵심 인사가 이해찬 의원이기 때문이다. 이 의원과 임 실장은 2012년 총선 이후 특별한 관계 개선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여권내 임종석 견제론이 강해질수록 이 의원의 당대표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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