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언론 “한국의 난민 반대는 히스테리 수준” 연이은 비판

이다비 기자
입력 2018.08.08 16:14
한국의 ‘제주도 예멘 난민 반대’ 현상을 두고 여러 외신이 “히스테리 증세와 가깝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외신들은 한국인들이 예멘 난민에 관한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제노포비아(xenophobia·외국인 혐오)’를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제주도에 난민 신청을 한 예멘 성인 남성이 500명을 넘었다는 게 알려지자 청년층과 여성을 중심으로 ‘난민 혐오’ 정서가 퍼졌다.

외교·안보 전문 매체 포린폴리시(FP)는 6일(현지 시각) ‘난민 문제로 스트레스받는 한국’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페미니스트와 청년, 이슬람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뭉쳐 예멘 난민 혐오를 조장하고 있다”며 “이건 히스테리 수준”이라고 전했다.

포린폴리시(FP)는 2018년 8월 6일(현지 시각) ‘난민 문제로 스트레스받는 한국’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인의 제노포비아를 지적했다. /FP
FP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난민법·무사증입국 폐지” 청원에 답한 내용에 제노포비아가 배어있다고 진단했다. 박 장관은 지난 1일 청와대 소셜미디어(SNS)에 출연해 “난민 ‘본국 강제송환’이 가능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하고, 난민인정 사유에 허위사실이 발견되면 난민 지위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가짜 난민’을 찾아내겠다”는 박 장관의 말 자체를 제노포비아로 본 것이다.

이 매체는 예멘 난민을 대하는 문재인 정부의 태도도 비판했다. FP는 “진보적인 문재인 정부에서 난민 혐오 문제가 불거져 다소 실망스럽다”며 “문재인 정부 지지층이 난민 문제에 민감한 청년과 여성, 중산층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지지층의 눈치를 보느라 예멘 난민을 홀대한다는 것이다. 한국리서치에 따르면 여성(61%)과 2030세대(66~70%), 중도보수층(60~61%)이 주로 난민을 반대했다.

특히 FP는 ‘제주 실종 여성 사건’에서 “난민이 여성을 살해했다”는 소문이 떠돈 일을 두고 “한국 사회에 제노포비아와 인종차별주의가 만연하다”고 분석했다. 제주 실종 여성 사건은 지난달 25일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에서 실종됐다 일주일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최모(38)씨 사건이다. 현재 단순 실족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제주출입국 앞에 몰린 예멘 난민들. 2018년 6월 18일 제주시 용담동 법무부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서 난민 신청자 대상 취업설명회가 열렸다. 예멘 난민들이 건물 밖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외신이 한국의 난민 반대 현상을 비판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지난달 12일 “한국에 온 난민들이 가짜 뉴스와 난민 반대에 시달리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인터넷에 난민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이 떠돌아 난민 공포증이 조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에 예멘 난민이 들어오자 “유럽이 난민을 수용한 후 성폭행 사건이 늘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뉴욕타임스(NYT)도 지난달 1일(현지 시각) ‘한국인의 끝없는 인종차별주의’라는 사설을 실었다. NYT는 “한국인은 이방인에 관대하지 않다. 예멘 난민 사태가 이런 한국인의 태도에 방아쇠를 당겼을 뿐”이라며 한국인이 가진 제노포비아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NYT는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 한국인 난민이 생겼는데, 지금 예멘 난민과 같은 대우를 받는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일침을 놓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6월 29일(현지 시각) “한국이 예멘 난민 문제를 다룰 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펼치는 반(反) 이민자 정책을 참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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