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4대강 수질은 좋아졌다

박은호 사회정책부 차장
입력 2018.08.08 03:15

감사원 자료의 水質 지표에서 용존산소·BOD 등 改善이 많아
4대강 사업을 적폐로만 보면 녹조 문제 과학적 해법은 요원

박은호 사회정책부 차장
111년 만에 최고라는 올여름의 기록적인 폭염은 생태계에 예상치 못한 후유증을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장마 종료 후 통상 5~6주쯤 뒤에 최고조에 이르는 녹조 현상이 예년보다 더 심각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수온이 25도 이상 올라가고 장마 이후에도 적은 비로 강물 유속이 더 느려지면, 이런 환경에서 잘 자라는 남조류(藍藻類)가 유례없이 번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예상대로라면 녹조는 이달 중순쯤 최고조에 이를 것이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나오는 녹조 현상을 빗대 최근 '녹조라떼'에 이어 '독(毒)조라떼'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남조류에 든 신경독성 물질은 정수해도 100%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수돗물조차 안전하지 않다는 이유로 환경단체들이 만들어낸 말이다. 4대강을 횡단하는 16개 보가 물 흐름을 막아 수질이 엉망이 됐고, 예전의 아름답던 강이 죽어버렸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과장된 말이다. 수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4대강 사업 이후 정수한 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적이 없다. 게다가 감사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자료를 보면 4대강 사업 이후 수질은 오히려 개선됐다는 걸 알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1년간 진행된 뒤 지난달 발표된 4대강 감사 보도자료에는 없지만, 감사원 용역으로 4대강 사업 전후 각각 4년간 16개 보 수질을 8개 수질지표로 비교한 대한환경공학회의 1000쪽 넘는 보고서를 보면 총 128건(16개 보×8개 지표) 중 56건(44%)은 개선, 18건(14%)은 악화됐다고 한다. COD(화학적산소요구량)만 개선된 곳이 적을 뿐, 용존산소·총질소·총인 등 지표는 나빠진 곳이 한 곳도 없었고, 부유물질·BOD 등도 개선이 악화보다 더 많았다.

이처럼 개선된 수질 지표가 더 많음에도 4대강 사업 이후 녹조가 빈번한 것은 여러 요인이 있을 것이다. 가령 2014년 하반기와 2015년 하반기~2016년 상반기까지 낙동강 상류와 금강 일대에선 가뭄이 심했다. 예년보다 적은 비로 보 인근의 유속·유량이 감소돼 녹조가 심화했을 수 있다. 녹조의 또 다른 주요 원인인 총인이 4대강 사업 이전보다 줄었지만 그래도 녹조를 발생시키기에 충분한 양이 강물에 들어 있다는 진단도 있다. 강 주변 축산 시설 등의 오염 물질을 지금보다 더 줄여 강에 유입되는 것을 최대한 막는 게 녹조 발생을 줄이는 근본적인 조치라는 것이다.

그런데 '4대강 재자연화'를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정부는 이보다는 보 수문을 열어 유속을 빠르게 하는 방식에 관심을 두는 것 같다. 1년 전부터 일부 보의 수문을 개방한 데 이어 앞으로 더 확대한다고 한다. 보를 아예 철거하거나, 수문을 상시 개방해야 죽은 강이 되살아난다는 환경단체 주장을 일부 받아들인 것이다.

보 수문을 열면 녹조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거란 기대는 환상에 가깝다. 환경부의 보 수문 개방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낙동강 합천창녕보, 영산강 죽산보는 각각 3개월, 7개월 수문을 열었어도 엽록소a 농도가 4대강 사업 이후인 2014~2016년 평균보다 되레 증가했다. 수질 전문가들 사이에선 "수문을 열었는데도 수질이 나빠진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환경단체와 이 정부 일부 인사들은 4대강 사업을 과거 정권의 적폐로 본다. 그런 눈으로는 4대강 녹조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 4대강 수질이 나아졌고, 홍수 피해 방지와 이수(利水) 기능이 개선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진짜 해결책이 눈에 보일 것이다. 보가 4대강을 괴물로 만든 것처럼 주장하기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녹조를 해결할 수 있는 과학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


조선일보 A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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