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들으란 듯… 北, 장성회담서 종전선언 거론

전현석 기자
입력 2018.08.01 03:01

남북 장성급 회담 합의 없이 끝나… 양측 'DMZ 평화지대화' 공감
GP 시범철수·JSA 비무장화와 유해발굴 등 실무접촉하기로

남북이 31일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상호 시범적으로 GP(감시소초)를 철수하는 방안에 공감하고 이행 시기와 방법에 대해선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남북은 이날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집에서 제9차 남북장성급회담을 열고 이같이 합의했다.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은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두 번째다. 지난 6월 14일 제8차 회담 이후 47일 만이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도균(육군 소장) 국방부 대북정책관은 회담 후 언론 브리핑에서 "(남북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DMZ 내 남북 공동 유해발굴, DMZ 내 상호 시범적 GP 철수, 서해 해상 적대 행위 중지 등에 대해 협의를 진행했다"며 "남북은 이 같은 조치들을 추진해 나가는 데 있어서 큰 틀에서 견해 일치를 봤다"고 했다. 다만, 구체적 이행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전화 통지문과 실무 접촉 등을 통해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남북은 이날 후속 회담 일정은 정하지 않았다.

김도균(왼쪽) 국방부 대북정책관과 안익산(오른쪽) 북측 수석대표가 31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제9차 남북 장성급회담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방부 관계자는 "한 번에 (이 같은 사안을) 다 할 수 없고 과정을 진행시킬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시범적으로 GP 철수를 해보고 조금 더 영역을 넓히고 궁극적으로 모든 GP를 철수하는, 그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했다. 국방부는 JSA 비무장화 문제는 북측이 제안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JSA 비무장화는 무장 해제만이 아니라 거기서 근무하는 경비 인원 축소, 자유 왕래, 초소 철수와 합동 근무 문제도 있다"며 "이런 문제들에 대해 큰 틀에서 공감했다"고 했다. 북한 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육군 중장(우리 소장에 해당)은 이날 회담 종결 발언에서 "회담이 무척 생산적이고 실제로 북남 겨레에게 기쁨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남북은 지난번 장성급 회담에서도 판문점 선언에 나온 'DMZ 평화지대'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 조성' 등에 대해 논의했으나 의견 차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남북은 공동보도문에서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충분한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표현했다. 이번 회담에서 남북은 공동보도문을 발표하진 않고, 견해 일치를 본 부분에 대해서만 각각 설명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측은 각 사안에 대해 작은 부분이라도 '합의'를 도출하려 했지만, 북한이 현재 비무장지대 상황 변화를 원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우리 측 대표단은 이번 회담에서 9월 12~14일 서울에서 열리는 '서울안보대화'에 북측 대표단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하는 서주석 국방차관의 초청장을 북측에 전달했다.

이날 회담 모두 발언에서 북측 안익산 중장은 "(한 남한 언론이) 오늘 북측 대표단은 종전 선언 문제까지 들고 나와서 남측을 흔들려고 잡도리(단단히 준비한다는 북한 말) 할 수 있다고까지 이야기했다"며 "우리가 미국을 흔들다가 잘 안 되니까 이번에 남측을 흔들어서 종전 선언 문제를 추진할 거라고 보도했는데,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회담에선 종전 선언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A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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