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결승]인구 400만 크로아티아, 졌지만 프랑스 보다 더 축구다웠다

스포츠조선=노주환 기자
입력 2018.07.16 17:20
모드리치와 크로아티아 대통령 ⓒAFPBBNews = News1
크로아티아 주장 모드리치는 대회 최우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받았다. 하지만 웃을 수가 없었다. 옆에서 영 플레이어상(신인상)을 받고 좋아하는 프랑스 영건 음바페(만 19세)와는 대조적이었다. 키타로비치 크로아티아 첫 여성 대통령은 모스크바 루즈니키스타디움에 쏟아지는 폭우를 맞으며 멋진 승부를 펼친 크로아티아 축구 전사들을 하나씩 안아주며 위로했다.
'작은 나라' 크로아티아의 첫 월드컵 우승 꿈이 '거함' 프랑스에 가로막혔다. 크로아티아는 16일(한국시각) 러시아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에 2대4로 완패했다.
크로아티아는 프랑스 상대로 볼점유율(61>39) 패스 정확도(83>75) 움직인 거리(100㎞>99㎞) 등에서 앞섰다. 우승 후보 프랑스를 몰아붙이는 시간이 더 많았다. 하지만 골 결정력에서 밀렸다. 또 크로아티아는 자책골(만주기치)과 논란 소지가 있었던 PK골까지 내주는 등 불운을 피하지 못했다.
크로아티아는 이번 러시아월드컵 정상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세계 축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조별리그에서 우승 후보 중 하나였던 아르헨티나를 3대0으로 제압하는 파괴력을 보여주었다. 이후 덴마크와의 16강전, 러시아와의 8강전서 연달아 승부차기까지 접전을 펼쳤고, 잉글랜드와의 준결승전에서도 연장전까지 싸웠다. 3경기 연속 120분 승부를 펼친 후 기본 전력에서 한 수 위인 프랑스를 만난 크로아티아 전사들은 물러서지 않는 투혼의 경기를 펼쳤다.
크로아티아는 첫 출전한 1998년 프랑스월드컵 준결승전서 1대2 역전패를 당했다. 당시 크로아티아는 3위를 했고, 프랑스는 첫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6골로 득점왕에 올랐던 슈케르는 크로아티아 축구협회장이 됐다. 크로아티아는 20년 만에 다시 프랑스를 결승에서 만났다. 크로아티아는 경기 초반 20분 동안 프랑스를 압도했다. '선 수비 후 역습'으로 나온 프랑스는 크로아티아가 실수를 하기만 기다렸다. 크로아티아는 전반 18분 만주기치의 자책골로 선제 실점하면서 끌려갔다. 페리시치의 동점골(1-1)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전반 38분 다시 그리즈만에게 PK골을 내주면서 주도권을 내줬다. 주심(피타나)은 VAR(비디오판독) 끝에 페리시치의 핸드볼 파울을 인정, PK를 찍었다.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후반 시간이 갈수록 체력적으로 지쳐갔다. 후반 14분 포그바에게 세번째골, 6분 후 음바페에게 네번째골을 얻어맞았다. 후반 24분 만주기치가 한골을 만회했지만 이미 승패가 기운 뒤였다.
크로아티아는 전쟁의 상처를 독립한 인구 416만명의 작은 나라다. 1991년 유고슬라비아에서 독립했고, 1993년 FIFA 회원국이 됐다. 프랑스월드컵에 처음 출전, 3위를 차지한 후 20년 만에 2위로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크로아티아를 이끈 다리치 감독은 "프랑스 같은 강팀을 상대로 우리가 실수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 약간 슬프다. 하지만 우리가 이룬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크로아티아 주전 중앙 수비수 로브렌은 "프랑스는 축구를 하지 않았다. 그들은 기회를 기다렸고, 득점했다. 그들은 하나의 전략만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모든 토너먼트 경기를 저런 식으로 한다"면서 "우리는 경기에서 졌지만 상대 보다 더 축구를 잘 했다. 우리가 달성한 준우승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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