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네이비실, 동굴 구조 영상 공개...“영원히 기억해달라”

이선목 기자
입력 2018.07.13 08:50 수정 2018.07.13 08:54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라. 좋은 사람이 되고, 선한 일과 나라를 위해 힘쓰는 사람이 돼라”

아르파꼰 유꽁테 태국 네이비실 사령관이 치앙라이주(州) 탐루엉 동굴에서 지난달 23일 실종됐다가 살아 돌아온 12명의 유소년 축구단 소년들에게 남긴 말이다. 태국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은 각국 전문가들과 함께 동굴에서 구조 작전을 펼친 주역이었다.

12일 태국 네이비실은 구조 현장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태국 네이비실 페이스북에 공개된 총 5분 30초 길이의 영상에는 다국적 구조 전문가들과 태국 네이비실 대원들이 컴컴하고 좁은 동굴에서 함께 구조 활동을 펼치는 모습이 담겼다. 대원들은 낮은 천장에 허리를 숙인 채 구조 작업을 진행했다.

2018년 7월 12일 태국 네이비실이 공개한 구조 영상. 태국 동굴 구조 작전 중 구조 대원들이 생존자가 실린 들것을 동굴 내부에 설치한 도르래에 달아 동굴을 빠져 나오고 있다. /태국 네이비실 페이스북
구조 작전을 위해 동굴 내벽에 설치한 구조용 줄과 랜턴 불빛에만 의지한 채 목까지 차 오른 물로 뛰어드는 구조 대원도 있었다. 수심이 얕은 구간이라도 제대로 서기 어려워 기다시피 걸어야 할 만큼 물살이 센 곳도 있었다.

대원들은 생존자가 실린 들 것을 직접 들고 허리를 굽힌 채 동굴을 빠져나왔다. 중간 중간 의료진이 생존자의 상태를 확인하기도 했다. 구조 작전 중 소년들에겐 항불안제가 제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에는 동굴에 투입된 각국 구조 대원 숫자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위해 여러번 수정한 것으로 보이는 표도 공개됐다.

태국 네이비실은 영상과 함께 “세상은 기억해야 한다. 전 세계는 그(동굴 구조) 작전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18일 동안 전 세계가 하나가 됐고, 그 힘은 축구팀 아이들 12명을 집으로 돌려보낼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 희생도 기억할 것이며, 그 희생의 아름다움은 영원하다”며 “‘미션 실패. 찾을 수 없음. 그러나 우리는 작전을 그만두지 않음’ 후야, 후야, 후야!”라는 글도 올렸다.
태국 치앙라이의 유소년 축구단 ‘무 빠(야생 멧돼지)’ 소속 선수 12명과 코치 1명은 지난달 23일 동굴에 들어갔다가 폭우로 고립됐고, 이후 열흘 만인 지난 2일 생존이 확인됐다.

5명의 태국 네이비실 대원들과 13명의 각국 잠수부들로 이뤄진 구조팀은 지난 8일 첫 구조 작전을 시작했다. 첫날 소년 4명이 이들과 함께 동굴을 빠져나왔고, 9일 4명, 10일 코치를 포함한 나머지 5명이 구조돼 생존 확인된 전원이 고립 18일 만에 무사히 돌아왔다. 소년들과 코치는 병원에서 건강을 회복 중이다.

2018년 6월 23일 태국 치앙라이주 동굴에서 실종됐다 구조된 유소년 축구단 소년들이 병원에서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인디펜던트
태국 네이비실은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구조 작전 상황을 알렸다. 생존자들의 가족들과 전 세계인들은 태국 네이비실 페이스북을 통해 동굴 내부에서 분투하는 대원들의 모습을 지켜봤다. 10일 오후 6시 48분, 생존자 전원 구조 첫 소식을 전한 것도 태국 네이비실이다.

희생도, 위기도 있었다. 구조팀 일원인 사만 구난 예비역 원사는 지난 6일 동굴 통로에 산소 탱크를 배치하는 작업을 하다가 산소 부족으로 숨졌다. 구조 마지막날엔 13명의 모든 생존자가 동굴을 빠져나온 뒤에도 작전에 투입됐던 4명의 네이비실 대원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태국 네이비실은 페이스북에 이들의 무사 귀환을 빌었고, 2시간 반 뒤 이들 대원의 사진과 함께 복귀 소식을 알렸다.

2018년 7월 10일 태국 동굴 구조 작전을 마치고 복귀한 태국 네이비실 대원들. /태국 네이비실 페이스북
ABC뉴스는 구조 작업이 모두 끝난 직후 폭우가 내리면서 동굴 내부의 수위는 다시 높아진 상태라고 전했다. 한 태국 당국 관리는 “소년들이 모두 동굴을 빠져나온 뒤 몇 시간 만에 치앙라이 지역에 큰 비가 내리면서 동굴 내부에 물이 찼다”며 “구조 작전이 늦어졌다면 생존자들이 더 깊은 동굴로 대피해야 했을 것이고, 구조도 더 어려워졌을 것”이라고 했다.

모든 구조 작전을 마친 태국 네이비실은 12일 치앙라이를 떠났다. 아르파꼰 사령관은 마지막으로 태국 네이비실 구호 “후야(hooyah)!”를 외치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태국 네이비실은 모든 작전을 마무리하고 지난 12일 치앙라이를 떠났다. 태국 네이비실 페이스북엔 “태국 네이비실을 필요로 하는 곳에선 항상 우리를 만날 수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2018년 7월 12일 태국 동남부 라용 지역의 유-타파오(U-Tapao) 공항에서 동굴 구조 작전에 투입됐다 돌아온 태국 네이비실 대원들의 환영 행사가 열리고 있다. /태국 네이비실 페이스북
네이비실 대원들이 도착한 태국 동남부 라용 지역의 유-타파오(U-Tapao) 공항에선 환영 행사가 열렸다. 대원들은 감사와 환영의 뜻을 담은 화환 목걸이를 받았고, 이 자리에 나온 많은 사람들이 이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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