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서장이 모욕줬다" 인권위 진정낸 파출소장

조유미 기자
입력 2018.07.13 03:00

소장 "강압지휘 한다며 면박줘" 진정서 내고 내부망에 글 올려
서장 "웃으며 얘기… 사과했다"

서울 지역 한 파출소장이 상사인 경찰서장으로부터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직원들 앞에서 자신을 면박 줬다는 이유다. 계급 중심의 경찰 문화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용산경찰서 황규서 한남파출소장은 인권위에 직속 상사인 최성환 용산경찰서장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황 소장의 계급은 경감으로 최 서장(총경)보다 두 계급 아래다. 인권위 결정은 이르면 다음 달 나온다.

최 서장은 지난 2월 직원 격려차 황 소장이 근무하는 한남파출소를 방문했다. 최 서장이 "직원을 강압적으로 지휘한다고 하더라. 내가 서장실에서 듣는 게 있는데 모를 줄 아느냐"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게 황 소장의 주장이다. 최 서장 취임 이후 두 사람이 가까이서 이야기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라고 한다. 황 소장은 "최 서장이 이후 '음주 등 문제가 있었던 다른 파출소장과 착각했다'고 사과했지만, 공개 면박을 주고 '착각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지난 2월 인권위에 진정서를 냈다. 경찰 내부망에도 글을 올렸다.

최 서장은 "다른 파출소에서 있었던 문제를 언급하며 '(황) 소장 성격이 과격하다는 소문이 있던데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웃으면서 이야기했는데 황 소장이 발끈하면서 '누가 그러느냐'고 따져 물었다"고 했다. "(소장이니)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최 서장은 "황 소장이 기분 나빠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때 불쾌했다면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했다.

최 서장에 따르면 지난 6월 용산서 간부를 보내 "같이 술 한잔하며 기분 풀자"고 하자 황 소장이 "서장이 내 뒤를 캐고 다닌다"고 서울경찰청 감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7월 초 서울청에서 정당한 업무지시로 결론 났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경찰관 사이에서 "아무리 당부의 말이라도 상사가 주의했어야 한다"는 의견과 "서운하게 했다고 자신의 직속 상관을 공개 망신 주느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 A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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