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사진 때 막아줬는데..." 한국당 의총 막말 오가다 5시간만에 종료

송기영 기자
입력 2018.07.12 22:48 수정 2018.07.13 08:31
자유한국당 심재철(오른쪽) 의원이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발언권을 요구하고 있다./이덕훈 기자
자유한국당이 12일 5시간동안 ‘마라톤 의원총회’을 열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 당 혁신 방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의총에선 의원들 간 고성에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나오며 ‘진흙탕 싸움’이 벌어졌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비대위원장 인선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의원총회를 열었다. 비대위원장 후보군이 5명으로 압축된 뒤 처음으로 열린 의총이었던 만큼 이 자리에서 비대위원장 후보가 정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일부 잔류파 의원들이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제기하면서 갈등이 폭발했다. 의총 초반 심재철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이 있다며 나섰지만, 부의장 경선을 먼저 진행하자는 의원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심 의원이 단상으로 걸어와 김 대행과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

부의장 경선이 끝난 이후 의총은 비공개로 진행 전환됐다. 심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선거 폭망의 책임, 당헌위반, 비대위 준비위 가동의 근거 없음 등을 들며 김 대행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김 대행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심 의원은 의총 중간에 기자들과 만나 “우선 선거 폭망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궤멸 상태에 이르게 됐으니 투톱으로서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원내대표도 같이 책임져야 한다”며 “김 대행이 당헌을 매우 자주 위반했다. 당 대표는 사퇴 후 60일 이내에 뽑아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고, 비대위 준비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는데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17일 전국위원회 역시 상임 전국위에서 의결을 해야만 열릴 수 있다. 의장이 필요시 소집한다는 근거는 없다. 지금 상태에서 예정된 전국위는 근거도 없는 불법 무효 전국위”라고 강조했다

정용기 의원 역시 “당을 위한 충정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김성태 흔들기나 내부 총질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며 김 대행을 향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라고 가세했다. 친박(친박근혜) 성향 의원들도 “원내대표직은 수행하되 비대위 구성에는 손을 떼라”고 김 대행을 몰아붙였다.

결국 김 대행도 마무리 발언을 통해 자신의 거취 문제를 제기하는 의원들에게 불만을 쏟아냈다. 김 대행은 “법적으로 대표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나를 비판하는 것은 좋지만, 이렇게 정략적으로 흔드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한 달 동안 5번 의원총회를 했는데 무엇을 정리하지 않았다고 하느냐”고 따졌다.

심 의원을 겨냥해 “2013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성의 누드사진을 보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노출됐을 때 막아주지 않았느냐”며 “나한테 그럴 수가 있느냐”고 비난했다. 또 “당의 혜택을 받아 국회부의장을 하면서 특수활동비를 받았는데, 밥 한 번 산 적이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일부 의원들은 “더이상 듣고 있을 수 없다”며 의총이 끝나기 전 의총장을 빠져나오기도 했다. 결국 함진규 정책위의장이 김 대행을 만류하면서 어수선한 가운데 의총은 마무리됐다. 김 대행은 의총이 끝난 뒤에도 의총장에 남아 분노를 삭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행은 의총 뒤 의총 내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의총 얘기하지 말자. 누가 의총 얘기를 하냐”며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당은 16일 다시 의총을 열어 당 혁신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의총으로 김 대행 등 복당파 의원들과 잔류파 의원들의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지면서 향후 비대위 구성 방안을 놓고 진통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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