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석학 기 소르망 "韓 대통령제는 '선출된 독재'"

이슬기 기자
입력 2018.07.12 18:59
프랑스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이 지난 4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조찬강연회에서 '시진핑 체제하의 중국과 세계 질서'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세계적 석학이자 문명 평론가인 기 소르망 전 파리정치대학 교수가 한국의 대통령제를 '선출된 독재'로 규정했다. 또 헌법을 개정해 대통령 권력에 대한 견제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르망은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사회의 의회와 헌법' 학술대회에서 '세계화와 즉각적 의사소통 시대에서 국민으로의 권력 이동'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의 9대 개헌 과제 중 하나로 '권력 간 균형'을 꼽은 뒤 "한국은 대통령이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으므로 선출된 독재다. 한국의 제도 자체가 대통령의 권한 남용을 유도할 여지가 있다"면서 "권력의 균형과 견제는 심리적인 것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르망은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의회의 총리 선출권'을 제시하는 한편, 대통령이 상징적 권한을 갖고 총리는 의회에서 선출되는 독일식 모델을 소개했다. 이어 "의회는 여러 가지 차원의 논의가 이뤄질 수 있는 유일한 장"이라며 "의회는 정당들이 논의하면서 합의가 도출될 수 있는 공간이므로 어떤 것으로도 대체될 수 없다"고 했다.

미국 의회의 사례를 바탕으로 국회 권한을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소르망은 "미국 상원과 하원 의원들은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정부 인사와 대통령에 대해 청문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며 "대통령과 행정부가 제공하는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담당자를 소환해서 의견을 듣고 청문할 수 있는 권한을 보장하는 방법을 한국 국회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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