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소득 하위 20%부터 '기초연금 30만원'

김동섭 보건복지전문기자 김태근 기자
입력 2018.07.12 03:01 수정 2018.07.12 11:38

일정 앞당겨 단계적으로 인상… 2021년 예정대로 하위 70% 혜택
중증장애인·노인 있으면 부양의무 폐지… 90만명 기초수급 길 터

올 9월부터 25만원으로 올리는 기초연금을 내년엔 소득 하위 20%, 2020년엔 40%까지 30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는 당초 2021년부터 기초연금을 월 30만원으로 올리기로 했었다. 가족 중 부양의무자 조항에 걸려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지 못하던 빈곤층은 앞으로 부양의무자 중에 중증장애인이나 노인이 있으면 기초수급자로 지정되는 길이 열리게 된다.

11일 기획재정부, 더불어민주당 등에 따르면 기초연금 조기 인상 등 저소득층 실질 소득을 높이는 방안을 담은 '저소득층 종합대책'을 내주 열릴 당정회의를 거쳐 경제관련장관회의에서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당초 2021년부터 월 30만원으로 올리기로 한 기초연금을 우선 내년 4월 소득 하위 20%, 2020년엔 소득 하위 40%로 지급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2021년이 되면 원래 계획대로 소득 하위 70%에 모두 30만원씩 지급하게 된다. 재정 당국 관계자는 "단계적으로 지급 대상을 확대하면 저소득층 소득 증가에 당장 효과가 나는 데다 재정 부담도 크지 않아 정책 실행에 부담이 적어진다"고 말했다. 소득 하위 20%(147만명)에 월 30만원씩 지급하면 연간 8000억원의 예산이 더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이처럼 기초연금 30만원 인상 시기를 일부 저소득 노인들에 대해 1~2년 앞당기기로 한 것은 저소득층의 소득 지표 악화로 소득 주도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등에서는 "노인빈곤율이 46%이기 때문에 내년부터 소득 하위 40%에 30만원씩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어 내주 열릴 당정협의에서 최종 방안이 확정될 전망이다.

정부 내에서도 고령자(75세 이상)부터 기초연금을 인상하거나, 기초연금 인상을 내년부터 1만~2만원씩 나눠 시행하자는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연금 예산액은 올해 11조5000억원(지방비 포함)이고, 2021년이 되면 18조원으로 늘어난다.

이와 함께 그동안 부양가족 때문에 기초수급자가 되지 못했던 빈곤층 90만명에 대해 부양가족 조항을 완화·폐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는 당초 내년부터 부양가족 중 중증장애인이 있는 경우, 2022년 노인이 있는 경우에 대해 부양가족 조항을 폐지하기로 한 것을 내년으로 앞당기기로 했다. 정부는 작년 11월에 부양가족 중 중증장애인과 노인이 모두 포함된 경우만 부양의무자 적용을 폐지했었다.

특히 이번 '저소득층 종합대책'에서 당정 간에 이견이 많은 것은 기초생활수급자들의 기초연금 삭감 문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수급자들은 "정부가 기초수급자들의 생계급여를 지급할 때 기초연금을 소득으로 인정해 전액을 빼고 지급하기 때문에 기초연금을 아무리 30만원으로 올려도 우리에겐 그림의 떡"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마디로 기초생활수급자들에게 기초연금은 '줬다 뺏는 이상한 제도'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정부는 기초연금을 소득으로 인정하지 않고 별도로 지급하면 기초수급자의 소득이 차상위계층보다 오히려 더 많아진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서는 "기초수급자들에게 기초연금 전액을 주지 못하더라도 절반 혹은 일부만이라도 줄 수 있도록, 소득인정액을 계산할 때 기초연금 일부 액수만이라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기초연금 인상분 5만원에 대해서는 삭감하지 않고 지급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또 현재 57만 개인 노인 일자리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지금까지 일자리 사업에서 제외됐던 기초생활수급자들에게도 참여할 기회를 주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소득이 높아져 기초수급자를 벗어난 사람들이 자립하도록 지원하는 자활 일자리도 올해 대폭 늘리기로 했다.



조선일보 A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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