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들 국정원 불합격 이유 따져 물은 국회의원 갑질

입력 2018.07.12 03:18
국회 정보위 민주당 간사였던 김병기 의원이 아들의 국가정보원 취직 과정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11일 불거졌다. 김 의원 아들은 2014년 기무사 장교 신분으로 국정원 공채에 응시했지만 신원 조회에서 떨어졌다고 한다. 이후 2016년 4월 필기시험 등에서 두 번 더 낙방했으나 2017년 경력직 공채에 합격했다. 김 의원이 2016년 4월 총선에서 당선된 뒤다. 국정원 간부 출신인 김 의원은 최근까지 국정원을 감시하는 정보위에서 활동했다.

김 의원은 국정원에 아들의 신원 조회 탈락에 대한 문제 제기를 수차례 했다. 김 의원은 자신이 2009년 해직에 대해 국정원에 행정 소송을 제기한 것 때문에 아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산·감독권 등을 쥔 정보위원 눈치를 봐야 하는 국정원으로선 김 의원의 항의를 무시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당시 국정원 내부에서 김 의원 아들의 불합격을 번복할 수 있는지 검토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요즘 국정원 공채 경쟁률은 수백 대 1에 달하고 국정원 입사 전문 학원까지 성업 중이다. 김 의원은 아들 낙방 이유를 물어본 것과 합격은 별개라고 하지만 일반 국민이라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다. 정보위 소속 국회의원이 아들 불합격 이유를 계속 따져 물으면 피감 기관인 국정원이 부담을 느낄 것이란 사실은 누구든 알 수 있다. 이게 갑질이 아니면 뭔가.
조선일보 A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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