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포항=축구'도 옛말, 뜨거웠던 포항의 야구 열기

스포츠조선=박상경 기자
입력 2018.07.11 21:59
◇11일 롯데-삼성전이 열린 포항구장의 모습.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11일 포항야구장을 찾은 팬들의 모습은 각양각색이었다. 일과를 마친 직장인부터 자녀 손을 잡고 야구장으로 향하는 부모, 교복 차림으로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학생들, 구수한 사투리를 주고 받으며 함박웃음을 짓는 중장년층까지 남녀노소가 따로 없었다.
경기 시작 후 홈팀 삼성 라이온즈를 응원하는 1루측 관중석은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빼곡히 들어찼다. 3루측 롯데 자이언츠 응원석도 상당수가 채워졌다. 포항야구장의 명물인 좌우 외야 원두막은 일찌감치 주인을 찾았다. 외야 잔디밭은 곳곳에 깔린 돗자리로 빈틈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포항은 오랫동안 대표적인 '축구도시'였다. 지난 1973년 창단해 4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K리그 포항 스틸러스의 연고지다. 지난 2012년 포항야구장이 개장해 삼성이 제2 구장으로 쓰기 전까지, 축구가 유일한 프로 스포츠였다. 삼성이 포항 홈경기를 결정할 당시만 해도 성공 가능성은 반반 정도로 봤다. 삼성의 연고지가 대구이다보니 포항 팬들에겐 거리감이 있을 것으로 여겨졌다. 그동안 포항의 터줏대감 노릇을 한 축구의 인기도 무시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개장 첫 3연전부터 입장권이 20분 만에 매진되면서 우려는 기우가 됐다. 이후 매년 삼성 홈 경기가 치러질 때마다 포항야구장은 수많은 지역 팬들이 몰려들면서 엄청난 야구 열기를 보여줬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8920명. 1만2000명의 '만원 관중' 달성은 실패했다. 하지만 흐트러짐 없는 관람 문화와 열정적인 응원은 만원 관중 못잖은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충분했다.
경기 초반 롯데에 선취점을 허용한 삼성이 중반부 역전에 성공하자 포항 팬들의 함성은 절정에 달했다. 포항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노래 '영일만 친구'가 울려퍼지자 휴대폰 플래시를 켠 관중들의 떼창이 메아리쳤다. '포항 라이온즈'가 수놓은 밤이었다.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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