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최초의 31언더파...빨간바지의 마법사 김세영 기적을 쓰다

민학수 기자
입력 2018.07.09 10:03 수정 2018.07.09 11:31
LPGA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서...소렌스탐과 자신의 27언더파를 4타 경신

기적을 몰고 다니는 김세영이 여자골프 최다 언더파 기록을 세웠다.
31언더파!
‘빨간 바지의 마법사’ 김세영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사상 처음 30타 이상을 줄이며 72홀 최다 언더파 기록을 작성하며 우승했다.

9일(한국시간)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미국 위스콘신주 오나이다 손베리 크리크)에서 72홀 최다 언더파 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했다.
김세영은 이날 최종 4라운드에서 7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31언더파 257타를 기록, 2위 카를로타 시간다(22언더파, 스페인)를 9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3위(20언더파)는 양희영과 안나 노르드크비스트가 차지했다.

종전 72홀 최다 언더파 기록은 김세영(2016년 파운더스컵 대회)과 ‘은퇴한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2001년 스탠다드 레지스터 핑 대회)이 갖고 있던 27언더파였다.
김세영은 3라운드에서 소렌스탐이 갖고 있던 54홀 최다언더파 기록(24언더파)과 타이 기록을 세우며 신기록 작성을 예고했었다.

남녀 통틀어 최다 언더파 기록은 33언더파로 스티브 스트리커가 2006년 밥호프 클래식에서 작성했다.

김세영은 “어렸을때 소렌스탐의 경기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엄청난 기록을 세우게 돼 영광 ”이라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김세영은”대기록을 신경 쓰지 않고 보기만 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라운드했다”며 “인터넷에서 긴장하지 않고 릴랙스하는 방법을 담은 동영상을 찾아본 게 도움이 됐다 ”고 말했다.

김세영은 기적을 몰고 다니는 승부사다.

2015년 롯데 챔피언십이 대표적이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극적인 칩인 버디로 승부를

김세영은 한번 불이 붙으면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놀라운 샷을 날리곤한다.
연장으로 몰고 가더니 같은 홀에서 열린 연장전에서 ‘샷 이글’ 한 방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당시 상대가 박인비였다. LPGA 투어는 당시 “기적”이라고 표현했고, 미국의 골프닷컴은 김세영의 샷 이글과 칩인 버디를 그해의 베스트 샷 1위와 3위로 선정했다.



김세영은 한국에서 활동할 당시에도 극적인 우승을 자주 연출했다. 2013년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을 달성할 때도 그랬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이글을 잡아내며 우승컵을 안았다. 같은 해 열린 한화금융클래식 최종 라운드 17번 홀(파3)에서는 홀인원을 기록하며 역전 우승을 거뒀다.

이런 그의 모습에 언론과 팬들은 ‘빨간 바지의 마법’ ‘역전의 여왕’ ‘기적의 샷’ 등의 수식어를 붙인다. 이번 최종 라운드에도 김세영은 어김없이 빨간 바지를 입고 출전했다. 김세영이 이렇듯 명장면을 자주 선보일 수 있는 비결은 뭘까.

김세영은 과거 인터뷰에서 “설계가의 의도를 꼼꼼히 파악하려 한다”고 했다. 코스 설계가들은 막판 3개 홀을 승부처로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김세영도 이 3개 홀에서 자주 역전극을 펼친다.

물론 다른 경쟁자들도 설계가의 의도를 파악하며 경기를 펼친다. 여기에 한 가지 더해지는 게 김세영만의 두둑한 배짱과 장타다. 김세영은 이런 시절부터 태권도를 익혔다. 공인 3단이다. 단단한 하체 덕에 작은 신장(163cm)에도 불구하고 장타를 날린다. 그러다 보니 다른 선수들보다 기회가 자주 온다는 분석이다.

김세영은 또한 승부욕도 강하다. “어린 시절부터 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었다”고 한다. 김세영의 아버지 김정길씨는 “세영이가 어릴 때 학교 가기 전에 집 앞에 남학생들이 자주 기다리고 있었는데 가방을 들어주던 아이들이었다”고 했었다.

코스 설계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냉철한 분석력과 어릴 때부터 지고는 못 살았던 승부 근성, 그리고 장타 능력 등이 시너지 작용을 일으켜 김세영은 매번 명승부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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