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미 연합 훈련 중단은 내 제안”…北 보도와 배치

김남희 기자
입력 2018.06.16 11:44 수정 2018.06.16 13:5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밝힌 한·미 연합 훈련 중단 방침과 관련, 누가 먼저 제안했는지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12일 열린 미·북 정상회담 직후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한·미 연합 훈련 중단 요청을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5일(미국 시각) 한·미 연합 훈련 중단은 자신의 제안이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 잔디밭에서 기자들과 문답 중 ‘왜 한국과의 연합 훈련을 중단하겠다고 제안했나’라는 질문에 “그건 내 제안이었다”고 답했다.

그는 “나는 그걸 ‘워 게임(war games)’이라고 부르는데, 나는 취임한 첫날부터 (워 게임이) 싫었다”며 “나는 ‘왜 우리가 배상받지 못하고 있나’라고 말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 게임은 북한의 용어’라는 질문에는 “그건 내 용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워 게임’에 막대한 돈을 낸다”며 “나는 ‘협상하면서 (워 게임을) 하는 것은 나쁘기 때문에 중단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워 게임은) 우리에게 많은 돈이 든다. 나는 많은 돈을 아꼈다. 그게 우리에게 좋은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을 향해 엄지를 치켜들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싱가포르에서 미·북 정상회담을 한 이후 단독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 훈련을 ‘워 게임’이라 부르며 이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그와 김정은이 서명한 공동 합의문에는 들어 있지 발언이었다. 그는 ‘워 게임을 중단하면 미국이 막대한 돈을 아낄 수 있을 것”이라 했고 “(워 게임은) 도발적이라 생각한다”고도 했다.

미·북 정상회담 다음 날인 13일 북한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요청을 받아들여 한·미 연합 훈련을 중단할 수 있다는 의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먼저 제안했다고 밝힌 것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조선중앙통신은 미·북 정상회담 내용을 보도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확대 정상회담에서 “당면해서 상대방을 자극하고 적대시하는 군사행동들을 중지하는 용단부터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합중국 대통령은 이에 이해를 표시하면서 조·미(북·미) 사이에 선의의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조선(북한) 측이 도발로 간주하는 미국·남조선(한·미) 합동 군사 연습을 중지하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안전담보를 제공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한 관계개선이 진척되는데 따라 대조선 제재를 해제할수 있다는 의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정상회담 공동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맨 왼쪽은 김정은의 동생 김여정, 맨 오른쪽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트럼프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 훈련 중단 발언 이후, 한·미·일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계획이나 시간표를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한·미 연합 훈련을 중단하면 북한의 군사 도발을 억지할 수 있는 능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다. 주한 미군 감축·철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는 15일 “북한이 진정성 있게 비핵화 조치를 실천하고, 적대관계 해소를 위해서 남북· 미북 간 좋은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는 우리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력 조치를 조금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미 연합 훈련 중단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보다도 비용 문제를 들어 한·미 연합 훈련을 중단하겠다고 하고 주한 미군 철수를 원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그가 한국과의 주한 미군 주둔 비용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한·미 동맹을 흔드는 발언을 계속 내놓는 것으로 본다.

뉴욕타임스(NYT)는 “한·미 연합 훈련에 얼마나 많은 돈이 드는지는 불명확하지만, 한국도 주한 미군 주둔 비용의 일부를 내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전했다. NYT는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2월 미 의회에서 한국이 지난해 미군 활동 지원 차원에서 8억3000만달러를 냈다고 말한 사실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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