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대입 개편] 대학 총장들 "대입 개편 공론화는 '쇼잉'이다" 비판

손현경 조선에듀 기자
입력 2018.06.11 03:00 수정 2018.06.11 07:21

[ 사립대학 톺아보기 ] ① 대입 개편

‘조선에듀’와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미래 대학 교육의 바람직한 방향 모색을 위해 ‘사립대학 톺아보기’ 시리즈를 오늘(11일)부터 격주간 3회 공동 기획한다. 첫 회는 최근 가장 화두가 된 주제인 ‘대입 개편’이다.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과정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입시전형 운영 당사자인 대학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2022 대입제도 개편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상대평가'입니다. 어차피 모든 대입 개편 공론화 과정은 학부모와 수험생을 위한 쇼잉(Showing·보여주기) 아니었습니까."(사립대 총장·입학처장들)

2022 대입제도 개편 관련 최대 쟁점 중 하나는 수능 절대평가 전환 여부다. 수능 절대평가는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교육 공약이었다. 사립대 총장과 입학처장들은 "'(수능 절대평가) 공약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는 교육 당국의 생각이 대입 개편 논란을 부추겼다"고 입을 모았다.

/조선일보 DB
◇"대입, 여론 공론화로 결정할 문제 아냐"

"최근 대입 개편 과정을 살펴보면 현 정부가 내놓은 교육 설계 자체가 계속 흐트러지는 모양새입니다. 교육 당국은 이에 대한 판단이나 결정을 '국가교육회의' 등에 떠넘기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죠. 문 정부가 내놓은 대입 공약 정책의 '뒤 청소'를 국가교육회의가 하는 꼴입니다."(모 지역 대학입학처장협의회장)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는 지난달 31일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범위'를 발표했다. 범위 발표 이후 문 대통령 공약이던 수능 절대평가는 애초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시·정시모집 통합 방안을 백지화한 데다 수능 영향력이 다소 커질 수 있는 쟁점이 공론화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이에 사립대 총장과 입학처장들은 대입 개편이 국가교육회의로 넘어갈 때부터 이미 '예상한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수능 절대평가' 뿐만이 아니다. 학생부 위주 전형과 수능 위주 전형 간 비율과 교육부로 공이 넘어간 지필고사 축소·폐지 등에 대해서도 "결국 현행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이문영 전국대학입학처장협의회장(원광대 입학관리처장)은 "사실 대입은 여론 공론화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며 "대학·지역·규모 간 입장과 선발 방법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이를 일률적으로 정할 수 없다. 대학 자율에 맡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했다. 심지어 국가교육회의 핵심 구성원조차도 "대입에 관한 심도 있는 논의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지금의 국가교육회의 모양새는 본래 취지에 맞지 않게 예산을 낭비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본지가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팀에 의뢰해 전국 사립대 총장 89명에게 설문한 결과 역시 이와 맥을 같이한다. 총장 10명 중 7명은 수시와 정시 비율과 관련해 '대학의 자율 선택'(69.7%)에 맡겨야 한다고 응답했다. 다수의 총장은 "정부는 큰 틀만 정해 주고, 대입은 대학이 가장 잘 알고 잘한다는 점에서 대학에 자율성을 주는 것이 맞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대학 인재상에 걸맞은 학생부종합전형 운영' '선발전형의 다양화'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백년지대계가 될 수 있는 대입 개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공통의 바람을 내비쳤다.
조선일보 D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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