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 활명수, 왕뚜껑 모자… 2030에겐 '유머 패션'이 딱!

최보윤 기자
입력 2018.05.28 03:00

된장 아이섀도·수박바 립스틱… 독특하고 재미있는 제품名 지어
외국인 소비자들에게도 인기

직장인 김성인(45)씨는 얼마 전 중학생 조카가 활명수 이야기를 하기에 "소화가 안 되느냐"고 물었다가 트렌드도 모른다는 타박을 받았다. 듣고 보니 소화제 까스활명수와 패션브랜드 게스가 협업해 내놓은 '게스 활명수'라는 상표의 의류 얘기였다. 제약사와 패션 업체가 손잡고 제품을 내놓은 건 국내 처음이다.

'입으면 소화가 될 것 같다' '헛개수와 함께 헛게스도 내놨으면 좋겠다' 같은 반응을 얻으며 지난 1일 출시된 이후 내놓는 대로 매진이다. '짝퉁'을 경고하며 '부채표가 없는 것은 활명수가 아닙니다'는 옛 광고 카피를 이용한 패러디물을 소비자들이 만들어내기도 한다.

동화약품의‘부채표’와 패션 브랜드 게스의 삼각 로고를 재치 있게 결합해 디자인 면에서도 화제를 모았던‘게스 활명수’제품. /동화약품·게스홀딩스코리아
언어유희를 이용한 제품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만화 콘텐츠나 우스꽝스러운 일러스트를 인쇄해 유머를 자아내는 게 유행이었다면 최근엔 직설적이고 입에 금방 붙는 작명이 인기다.

모자 브랜드 햇츠온이 지난해 말 팔도라면 '왕뚜껑'과 함께 내놓은 '왕뚜껑 모자'도 스트리트 패션 마니아들의 지갑을 열게 했다. 왕뚜껑 컵라면을 뒤집으면 모자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20대를 주로 공략하는 화장품 업계에선 이름 잘 지으면 제품 수명이 길어진다는 얘기도 나온다. 에뛰드 화장품의 황토색 아이섀도 이름이 '옥수수 버터구이' '황금 잉어빵'이다. 해피바스에선 롯데제과와 함께 '수박바〈작은 사진〉' '스크류바'라는 립 틴트를 최근 내놓았다. 아이스바 색깔과 비슷한 색의 입술 화장품이다. 삐아 화장품은 갈색 톤 아이섀도에 '신맛' '단맛' '염장' '된장' 같은 이름을 붙여 일명 '코덕(코스메틱 덕후)'을 열광케 했다.

이런 유머 작명은 외국인 소비자들에게도 큰 인기다. 레드, 핑크, 오렌지가 아닌 한글 디자인이 오히려 돋보인다는 것이다. '최애쁨템' '내맘에저장' 같은 유행어로 이름 붙인 화장품 페리페라의 립 제품들은 출시 1년 만에 500만개 가까이 팔렸다. 페리페라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은 쉽고 빠르게 기억되면서 웃음을 끌어내는 제품을 선호한다"며 "화장품에 1호·2호식 이름을 붙이거나 평범한 색깔 이름으로는 시선을 끌지 못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A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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