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金도 당했다

석남준 기자
입력 2018.04.19 03:01

솔트레이크시티 쇼트트랙 최민경
"체육회 상사가 노래방서 성추행… 조용히 넘어가자며 간부가 회유"

대한체육회가 성추행 의혹으로 시끄럽다.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금메달리스트인 최민경(36)이 17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부서장이었던 류모(여)씨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대한체육회에서 근무 중인 최민경은 "지난해 7월 대한체육회 행사가 끝나고 뒤풀이 자리였던 노래방에서 류씨가 목을 팔로 휘감고 얼굴을 혀로 핥았다"며 "남자 직원 2명과 또 다른 여자 직원 1명도 같은 피해를 당했다"고 말했다.

5개월 뒤인 12월 28일 대한체육회에 진정이 접수되며 이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당시 피해를 보았다는 4명이 경위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최민경은 류씨가 2월 21일 대기 발령 받을 때까지 같은 사무실에서 일해야만 했다.

최민경은 이 기간 체육회 간부들의 회유가 계속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1월 5일에 A 본부장이 찾아와 '승진해야 되지 않겠냐. 조용히 넘어가자. 운동선수들 이런 경험 많이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며 "(류씨와) 같이 일하는 게 너무 힘들다고 말하니 인사 담당자가 서울에 사는 내게 진천(충북)에 자리 있는데 갈 생각 없느냐고 묻더라"고 했다. 그는 "간부들이 피해자들보다 류씨를 감싸고 도는 느낌이었다"고도 했다.

지난 10일 체육회는 이 사건을 성희롱으로 결론 내렸다. 경찰에서 고소인 조사를 마치고 나온 최민경은 이 이야기를 전하며 "지난 3개월 동안 하혈하고 심리치료를 받아왔다"며 "체육인으로서 체육회가 좀 더 깨끗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 홍보 관계자는 "진정서는 12월 접수됐지만, 당시는 성추행 사건으로 파악하지 않았다"며 "2월 7일 이 사건을 조사하고 결과를 보고하라는 문체부 통보가 와 2월 21일에 본격적으로 조사를 개시하면서 류씨를 대기 발령 조치했다"고 말했다. 최민경의 회유 주장에 대해서는 "담당자가 정상적 면담을 하는 과정을 그렇게 받아들인 것 같다"며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위원회에서 정상적이고 공정하게 이 건을 조사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이 건과 연루된 이들이 인사위원회(징계위원회)에 포함돼 있어 아직 징계위 개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A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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