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개미보다 베짱이가 좋다… ‘뜨는’ 장소로 풀어낸 한국사회의 시대 감성

조선비즈 문화부
입력 2017.10.25 06:00
2018 트렌드 노트
김정구 ,박현영 ,백경혜 ,염한결 ,정유라 지음 | 북스톤 |280쪽|1만5000원

“내가 사는 이 아니라 내가 있는 곳이 나를 말한다”

최근 소셜미디어상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명사는 ‘사진’, 동사는 ‘찍다’이다. 우리는 확실히 사진 찍는 시대에 살고 있다. 경험을 남기고 싶어서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찍고 싶어서 경험한다. 우리가 사진을 찍어 올리면 인공지능은 그것을 통해 부지런히 인간의 세상을 학습한다.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가 2018년을 맞아 반드시 음미해야 할 우리 사회의 시대 감성을 소개했다. 특이하게도 ‘장소’와 함께다. 현재 한국 사람들은 언제 누구와 무엇을 했는지보다 ‘어디서’ 했는지에 주목한다. 내가 ‘사는’ 것이 나를 말해주는 시대에서 내가 ‘있는’ 곳이 나를 말해주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러니 오늘날의 시대 감성을 읽고자 한다면 사람들이 자주 찾는 그곳, 장소를 읽어야 한다.

이 책은 뜨는 장소를 10개 범주로 묶어 한국사회 시대 감성의 흐름과 방향성을 짚었다. 이를테면 ‘장소’라는 구체성으로 살펴본 추상적 시대 감성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이들 장소에서 무엇을 할까? 지난 30개월간의 소셜미디어 자료를 분석해보면 오고, 가고, 먹고, 노는 행위는 증가했지만 만들고, 생각하고, 일하고, 배우는 서술어는 줄어드는 흐름이 뚜렷했다. 이는 우리가 노동보다 휴식을 지향함을 뜻한다. 이제 월차 내고 휴가 가는 것은 지혜로움이고, 야근하며 열정을 불사르는 것은 어리석음이 됐다.

빅데이터가 보여주는 우리의 고객은 명백히 ‘여유 지향 사회’의 일원이다. 2018년에 우리가 바라는 이미지는 근면 성실하게 땀 흘리는 개미보다 눈을 감고 악기를 연주하는 베짱이에 가깝다. 4차 산업혁명과 고령화 사회, 기술과 구조의 문제와 더불어 우리가 고려해야 할 것은 사람들의 마음이다. 기술이 발달해도, 나이가 들어도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마음이다. 그러니 섣부른 가치판단이나 디지털 혁명 같은 거대담론은 잠시 접어두고, 구체적인 장소에서 생생한 인사이트를 얻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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