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군 용산 시대 종료, 평택 시대 시작

구성 및 제작= 뉴스큐레이션팀 오현영
입력 2017.07.24 09:03

1950년 6월 25일에 발발한 6·25전쟁으로 주한 미군이 주둔하게 되면서 한반도 내의 남한 국토 각지에 각종 시설이 설치되었다. 이후, 베트남 전쟁과 냉전을 거치며 조직 감축과 재편성에 따라 설치와 폐쇄를 반복하다가, 2002년에 체결된 대한민국과 미국 간의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and Partnership Plan · LPP)에 따라 많은 주한 미군의 기지와 훈련장이 반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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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군 이전 사업은 1987년 노태우 대선 후보의 공약에서 출발했다. 당시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개발 열풍이 불면서 서울 도심 한복판을 차지하며 남북 교통축을 가로막고 있는 용산기지를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따라 1990년 용산 기지 이전 한·미 기본합의서가 체결됐고,이듬해 미 8군 골프장이 반환돼 용산가족공원으로 꾸며졌다. 하지만 비용 문제 등으로 더 이상 진전을 보지 못하다가, 2003년 한미 양국 정상 합의에 따라 본격 추진됐다.

주한 미군 이전 사업은 전국 91곳에 흩어져 있던 미군 기지·시설 173개를 평택 중심의 '작전 허브'와 대구·부산 중심의 '군수 허브'로 재배치해 주한 미군의 안정적인 주둔 여건을 보장하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전체 면적도 2억4197만㎡에서 7675만㎡로 줄어든다. 미 8군 사령부는 지난 3월 선발대 이전을 시작해 지난 6월 본대 이전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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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용산, 그리고 미 8군

6·25 참전을 계기로 미군이 자리 잡기 전 용산에는 일제의 군 사령부가 있었다. 1904년 무렵 러·일 전쟁 이후부터였다. 1930년대 일제가 펴낸 관광지도를 보면 현재의 용산고 근처에 보병 78·79연대와 포병대, 경리단길에 사격장이 있었다. 지금의 동부이촌동에는 기병대, 서빙고동에는 공병대가 있었다.

용산에 주둔한 미 8군은 1944년 창설돼 2차대전 때 일본과 싸운 부대였다. 미 8군 관계자의 초청으로 기지 내 드래곤 호텔에서 스테이크를 먹는 것은 소수의 계층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 자동차에 부착된 용산기지 출입증은 한때 신분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쓰였다. 패티킴, 신중현, 윤복희 등 대중음악 스타들이 용산기지의 무대에서 이름을 알렸다. 철없는 미군 병사들의 일탈 행위가 사회문제가 된 적도 있었다.
/연합뉴스, 조선DB, 서울공식관광정보사이트

[만물상] 용산 미 8군 기지 이전
"신축은 없다" 용산공원을 녹색지대로

"용산기지는 한국 근현대사의 큰 축"

"용산 기지에 새로 들어설 공원이 특유의 역사성을 잃지 않으면서, 국민을 위한 자연 공원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며 사회 인사들이 결성한 모임인 '용산클럽' 김원식 회장은 "용산기지 안에는 구한말 일본군이 지은 막사부터 김구 선생을 저격했던 안두희를 가둔 감옥까지 근현대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역사 교육의 장으로 보존해 후손에게 물려줘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용산 미군기지, 역사 교육의 場으로"

미군 해외기지 중 최대 규모 '캠프 험프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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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의 주한 미군 기지 캠프 험프리스는 기지 순환도로 둘레만 18.5㎞에 전체 면적은 1467만7000㎡(444만여 평)로 여의도 면적의 5.5배다. 이곳에 새로 건설되는 건물은 총 513개 동으로 주한 미군 1만3000명을 비롯해 그 가족과 군무원 등 총 4만2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웬만한 작은 도시 수준이다. 군인보다 상주 민간인이 더 많기 때문에 군사시설 외에 초·중·고등학교와 병원, 동물병원, 극장, 수영장, 교회 등 다양한 복지·편의시설이 들어섰다.

그래픽= 신현정

캠프 험프리스는 단순히 규모뿐 아니라 미군의 동북아 거점 기지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인근 오산 미 공군 기지와 평택 2함대를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기지로, 유사시 미 신속 대응군이 출동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기지 내에 철도 차량 기지가 있어 유사시 부산 등으로 도착하는 대규모 증원 병력과 물자·장비를 신속하게 집결시킬 수 있다. 전쟁 발발 시 한국 내 미국인을 한반도 밖으로 대피시키는 '비전투원 소개 작전(NEO)'을 펴기에도 훨씬 유리해졌다는 평가다. 평택항, 평택역, 오산 기지 등은 유사시 주일 미군 기지 등에서 급파되는 미 증원 전력을 신속하게 전개하는 '입구'인 동시에 비전투원을 소개(疏開)하는 '출구'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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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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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군 이전 사업은 용산 기지를 평택 등지로 옮기는 'YRP 사업'과 의정부·동두천 기지를 이전하는 'LPP 사업' 두 갈래로 진행돼왔다. 사업 규모는 YRP가 약 8조9000억원, LPP가 약 7조1000억원(총 16조원)이다. YRP는 한국이, LPP는 미국이 비용을 부담한다. 다만 한미연합사(용산)를 비롯해 북한의 장사정포 대응 전력인 210화력여단(동두천), 121병원(용산) 등은 당분간 잔류한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한·미 연합 경비대대, 다목적 훈련장인 로드리게스 사격장(포천)은 계속 남는다.

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에 따르면 전체 이전 작업은 지난 6월 기준으로 약 94.4%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용산 기지 이전이 마무리되고 2018년까지 미 2사단을 포함한 대부분의 미군 부대 이전이 완료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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