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대한민국의 버팀목입니다"

김명성,이용수 기자 편집=뉴스큐레이션팀
입력 2016.10.07 08:11

[제7회 위국헌신상]

'위국헌신상'의 제7회 시상식에서는 공군 제52시험평가전대 박지원 중령을 비롯한 5명이 본상을, 육군 제1공병여단 김상민 하사가 순직·부상 장병 등에게 주어지는 특별상을, 미8군 민군작전부 제이컵 헐리 중사가 한미동맹상을 각각 받았다.

제7회 위국헌신상 수상자들이 5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시상식을 마친 뒤 꽃다발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공군 52시험평가전대 박지원 중령, 공군 19전투비행단 서재경 소령, 해군 윤영하함 함장 강석민 소령, 해군 통영함 부함장 김태선 소령, 국군 정보사령부 조성오 공군 소령, 육군 1공병여단 김상민 하사, 미8군 민군작전부 제이컵 헐리 중사. /이진한 기자

김상민 하사는 작년 10월 지뢰 제거 작전 도중 지뢰 폭발로 온몸에 부상을 입은 상황에서도 자신보다 전우의 안위를 위해 살신성인의 군인 정신을 발휘했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김 하사는 9개월간 6차례 수술 끝에 목숨을 건졌지만 왼쪽 눈의 시력을 잃었고, 왼쪽 무릎에도 장애가 남았다. 아버지 김대호(57)씨는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었다. 건강하게 돌아와 다행"이라며 "남북이 대치하는 현실에서 상민이가 끝까지 군인의 본분을 다하길 바란다"고 했다.

해군 제5성분전단 소속 김태선 소령은 구조함 통영함의 부함장으로 올해 2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추진체 인양 작전을 성공적으로 지휘했다. 그는 "대한민국 구조함에서 어렵게 근무하는 승조원들을 대표해 이 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결혼 5년 동안 결혼기념일을 한 번도 챙겨주지 못한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수인·아인 두 딸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해군 제2함대사령부 소속 강석민 소령은 미사일 고속함 '윤영하함' 함장으로 서해 북방한계선(NLL) 사수 임무를 맡고 있다. 그는 "많은 선후배 장교와 부하들이 함께 해주었기에 거친 바다에서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다"며 "싸우면 적을 박살 내겠다는 정신으로 NLL 수호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공군 19전투비행단 소속 서재경 소령은 지난 3월 전투기가 추락하는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고 민가와 인구 밀집 지역을 피한 뒤 비상 탈출에 성공했다. 그는 "내가 정말 위국헌신이라 부를 만한 행동을 한 건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이 시각에도 전투비행대대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동료들과 함께 이 상을 받겠다"고 했다. 16년 무사고 비행 기록을 달성한 박지원 공군 중령은 "오늘 오전 안중근의사기념관을 참관하면서 내가 과연 위국헌신상을 받을 자격이 있나 생각해 봤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국가 방위와 국방 발전에 내 모든 것을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국군 정보사령부의 조성오 공군 소령은 "저보다 더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제가 받게 돼 감사할 따름"이라며 "가족과 이 영광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했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인사말에서 "북한의 핵탄두 미사일 위협이 현실화함에 따라 국민의 안보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이러한 시기에 위국헌신상은 더욱 각별한 의미가 있다"며 "조선일보는 위국헌신상이 '군인이 받을 수 있는 가장 권위 있고 명예로운 상'으로 자리 잡도록 국방부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황인무 차관이 대독한 축사에서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기꺼이 목숨을 바치는 위국헌신의 정신은 면면히 이어져 연평도 포격 도발, 북한의 DMZ 지뢰 도발 등 국가의 안위가 위태로울 때마다 불굴의 투혼으로 되살아나 대한민국의 안녕과 번영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며 "위국헌신상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분들이 존경받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지뢰제거 중 폭발사고… 부상당한 몸으로 2차 피해 막아

육군 1공병여단 김상민 하사는 DMZ 작전 중 지뢰 폭발로 중상을 입었지만 부대 복귀를 결심했다. /육군

육군 제1공병여단 109공병대대 소속 김상민(23) 하사는 작년 10월 19일 DMZ(비무장지대) 내 지뢰를 제거하는 '광개토 작전' 도중 큰 사고를 당했다. 김 하사가 몰던 굴착기가 M15 대전차 지뢰를 건드린 것이다. 고막을 찢는 듯한 폭발음과 함께 파편이 사방으로 튀며 김 하사의 신체 왼쪽을 만신창이로 만들었다. 방탄유리도 엄청난 고열에 녹아버렸다.

왼쪽 눈이 파열되고 왼쪽 손목과 무릎의 뼈가 드러나는 등 몸 절반이 피범벅이 됐지만 김 하사는 정신을 잃지 않았다. 온전한 오른손으로 시동을 끄고 결사적으로 경적을 울렸다.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동료 부대원들에 다가오지 말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부대 관계자는 "추가 희생자가 나오지 않은 것은 전적으로 김 하사의 살신성인 전우애 덕분"이라고 했다.

김 하사는 국군수도병원과 서울대병원을 오가며 총 6차례 수술을 받았다. 왼쪽 눈 시력은 돌아오지 않았고, 왼쪽 무릎뼈의 30%가 손실돼 걷는 것도 불편해졌다. 김 하사는 병문안을 온 지휘관들에게 "복귀하면 광개토 작전(지뢰 제거 작전)에 다시 투입해달라"고 했지만 그 뜻을 이룰 수 없게 됐다. 병원에 있는 동안 군사 특기가 '공병'에서 '정훈(政訓)'으로 바뀌었다. 중장비를 계속 몰 경우 진동으로 인해 부상 부위의 뼈가 삭아버릴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고 한다.

김 하사는 최근 제주도 고향집에서 위국헌신상 수상 소식을 접했다. 9개월간의 입원 치료를 마치고 지난 7월 말 퇴원해 집에서 요양하던 중이었다. 이달 중순 병가를 마치고 부대 복귀할 날만 기다린다는 김 하사는 "성치 않은 몸이지만 그래도 내가 할 일이 있을 것"이라며 "주어진 임무를 완벽히 수행해 최고의 군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 하사는 원래 2013년 11월 부사관이 아닌 병(兵)으로 입대했다. 굴착기 조작에 탁월한 재능을 보여 굴착기 운전 조교로 발탁됐다. 2015년 상반기엔 다들 투입되기를 꺼리는 '광개토 작전'에 자원해 최일선에서 굴착기를 몰며 지뢰 74발과 수류탄 등 기타 폭발물 24발을 안전하게 처리했다. 그는 부대 간부들의 전폭적인 권유와 지원 속에 작년 8월 4일 하사로 임관했다. 이날은 북한의 DMZ 목함지뢰 도발로 김정원·하재헌 하사가 다리를 잃은 날이다.

김 하사는 "다리를 잃고서도 강력히 부대 복귀를 희망한 두 사람의 군인 정신을 흠모해왔다"며 "존경하는 두 분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바뀐 보직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국적 연합훈련서 韓 최초로 항공기 70여 대 총지휘

공군 19전투비행단 서재경 소령은 작년 다국적 공군 연합훈련인‘레드 플래그’에서 한국 공군 최초로 연합 공군 항공기 70여 대를 총지휘했다. /공군

지난 3월 30일 오후 4시 경상북도 동해안 1만5000피트(약 4500m) 상공에서 훈련 중이던 F-16D 전투기의 엔진이 갑자기 꺼졌다. 비행기가 속력을 잃고 추락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훈련 상황이 아니었다. 즉시 훈련 조종사 뒤에 앉아 있던 교관이 조종간을 넘겨받았다. 엔진 재시동을 두 차례 시도했지만 허사였다. 목숨을 건지려면 당장 비상 탈출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교관은 조종간을 놓지 않았다. 조종사 생존을 위한 최저 고도(2000피트·약 600m)에 이르러서야 교관은 청송군 부남면의 한 야산 쪽으로 기수(機首)를 고정하고 이젝션 레버(비상 탈출 장치)를 당겼다. 몇 초 후 전투기는 숲속에 곤두박질치며 화염에 휩싸였다. 조종사 2명은 무사히 탈출했고, 민간인 피해는 없었다. 사고 원인은 엔진 결함으로 밝혀졌다.

당시 엔진 정지에서 추락까지 걸린 시간은 3분 남짓. 급박한 실제 상황에서 침착한 대처로 피해를 최소화한 교관 조종사는 공군 제19전투비행단 162전투비행대대 소속 서재경(37) 소령이다. 5일 제7회 위국헌신상을 받은 그는 "높은 고도에서 탈출하면 나는 살지만 비행기가 어디로 떨어질지 모른다"며 "민가와 인구 밀집 지역을 피하느라 마지막 순간까지 조종간을 놓을 수 없었다"고 했다. 자칫 자신의 목숨을 잃을 뻔했지만 그는 "군인 신분으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며 "훈련받은 대로 했을 뿐"이라고 했다.

서 소령은 1997년 공사 49기로 공군과 인연을 맺었다. 생도 2학년 때 미국 공사 교육요원으로 선발돼 4년간 미 공사에서 공부한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한미연합사(작전참모부 공중작전과)에서도 2년 반을 근무해 공군 내 대표적 '연합 작전 전문가'로 꼽힌다. 이 같은 경력은 작년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다국적 공군 연합 훈련 '레드 플래그'에서 빛을 발했다. F-16D 편대(6대)를 이끌고 참가해 한국·미국·일본·호주 등 연합 공군 항공기 70여 대를 총지휘하는 '임무 편대장'을 맡은 것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 공군 훈련에서 우리 공군 조종사가 임무 편대장이 된 것은 처음이었다.

2004년부터 전투기를 조종한 서 소령의 비행 경력은 1400시간이 넘는다. 현재 소속 부대 비행대장으로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그는 "주어진 임무를 수행했을 뿐인데 수상 소식을 들었다"며 "앞으로도 나보다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는 게 군인의 본분이라 믿고 군 생활을 하겠다"고 말했다.

北 GPS 교란에도 '中 어선 나포 작전' 도와

강석민 소령은 2002년 연평해전에서 전사한 고(故) 윤영하 소령의 이름을 딴 미사일고속함 '윤영하함'의 함장이다. 지난 4월 북한의 GPS(위성 위치 정보) 교란으로 교신이 제한된 조건에서도 해경 특공팀이 중국 어선에 대한 야간 나포 작전을 차질 없이 수행하도록 적극적인 유도·호송 작전에 나서는 등 서해 최전방 북방한계선(NLL) 수호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2014년 2월 성남함 항해부장 근무 때는 야음을 틈타 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을 쫓아냈다. 같은 해 12월에는 성남함이 2함대 함정 중 유일하게 '호국 합동 상륙훈련'에 참가해 합참의장 표창을 받는 데도 기여했다. 고 윤영하 소령의 모교(인천 송도고)와 인천해역방어사령부 간의 자매결연 행사 당시 학생들의 함정 견학·시승 기회를 마련해 윤 소령의 업적을 기리는 일에도 힘썼다.

극한 시험비행에도 16년 무사고 기록 달성

박지원 중령은 16년간 무사고 비행 기록을 달성한 개발 시험 비행 조종사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일선 부대 전투 조종사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초음속 비행, 최대 중력 가속비행 등 극한의 시험비행 환경 속에서 공군의 항공 무기 체계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박 중령은 한국산 경공격기 FA-50의 시험비행, 조종사 양성 훈련 등 FA-50 전력화 사업을 지휘·감독했다.

또 FA-50 무장운용 추가 영역 확장 초도 비행시험을 시작으로 최대 운영 영역 확장을 위한 최저 고도부터 최대 고도, 최저 속도부터 최대 속도에 이르는 모든 비행 영역에서의 비행시험을 직접 수행했다. 이 밖에도 국내에서 개발 중인 무인기, 함대함 미사일, 초등훈련기(KT-1P), 경전투기(FA-50PH), 초음속고등훈련기(T-50A)의 방산 수출 시험비행을 지원했다.

'北 장거리미사일 추진체 인양' 작전 지휘

지난 2월 해군은 처음으로 수중 무인 탐사기(ROV)와 함정 표면 공급 잠수 체계(SSDS)를 이용한 탐색 작전으로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 추진체 잔해를 수거하는 데 성공했다. 혹한과 강한 조류 등 온갖 악조건 속에서 이 작전을 성공으로 이끈 이가 해군작전사령부 5성분전단 소속 구조함인 통영함의 부함장 김태선 해군 소령이었다.

김 소령은 구조함의 지휘관을 맡아 여러 차례 국가적 재난과 해상 사고 발생 시 신속하고 정확하게 임무를 완수했다.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6개월간 청해진함 작전관으로 근무하며 실종자 탐색, 인양 작전, 잠수사 챔버 치료 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지난해 5성분전단 정보작전참모실 근무 때에는 한국군 최초로 이뤄진 한국군 주도의 한·미 연합 상륙훈련을 수행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연합훈련 때마다 중책 맡아… 한국서 8년 복무

제이콥R헬리 미8군사령부 육군중사가 수상하는 모습./이진한기자

제이컵 헐리 중사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할아버지와 베트남전 참전 용사인 삼촌의 영향으로 군인이 됐다. 2008년부터 경기도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에서 부사관 교육관, 헬리콥터 정비부대 감독관을 지냈고, 작년부터 용산에서 미8군 민군작전부 부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동맹국의 안보를 지키는 것은 곧 미국의 안보를 책임지는 행동"이라며 "할아버지와 삼촌의 뒤를 이어 한국에서 복무하게 된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 주요 한·미 연합 훈련 때마다 '책임 부사관' 등 중책을 맡아 한·미 양국 군으로부터 "성공적인 작전 수행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년 낙동강지구 전투 전승 행사(9월)와 지상군 페스티벌(10월)의 기획·연출에도 참여했다.

예산 500억원 아낀 軍內 전자공학 최고 전문가

조성오 소령은 여러 특허를 보유한 군내 전자 및 항공 전자공학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인정받는 장교다. 2012년 11월 항공기술연구소에서 F-16, F-4, F-5 전투기용 '사이드 와인더' 공대공 미사일 회로카드를 국산화 연구·개발해 약 500억원(2013년 기준)의 예산을 절감하고, 군 전력 증강에 기여했다.

그가 발명한 '인쇄회로기판 역설계 기술'은 국유특허로 등록됐다. 또 지난해 4월 F-16 계열에 적용 가능한 '안테나(ANTENNA) TTA A1 카드'를 국산화 연구·개발함으로써 평상시 사격 통제 레이더 기능을 안전하게 보장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부터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전력발전처 금강체계 관리 담당을 맡아 처음으로 영상 정찰기(금강)의 해외 정비품을 국내 정비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107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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