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업&다운]㊹ 포스코건설 50억 공정위 과징금 소송...김앤장, 6명 투입하고도 강소 로펌 강호에 패소

최순웅 기자
입력 2016.09.19 16:07 수정 2016.09.19 17:35
포스코건설의 50억원대 공정위 과징금 반환 소송을 대리한 김앤장이 공정거래 베테랑 변호사 등 6명을 투입하고도 강소로펌 강호 변호사 2명에게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6부(재판장 이동원)는 지난달 17일 포스코건설이 “과징금 납부 명령 등을 취소해달라”며 공정거래위원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에 불복한 포스코건설은 지난 7일 상고했다.

인천 송도 포스코건설 본사 로비 /조선일보DB
공정위는 2014년 3월 현대건설,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SK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등 8개 건설사에 20억~5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이들이 대구도시철도 3호선 턴키대안공사 8개 공구 입찰 과정에서 수차례에 걸쳐 영업팀장 모임을 갖고 정보를 교환하는 등 부당한 공동행위(담합)를 했다고 밝혔다.

특히 공정위는 “포스코건설은 3공구, 대우건설은 1공구를 분할받기로 합의했다가 포스코건설 임원이 입찰 전에 대우건설을 찾아가 입찰 공구를 바꾸기로 했다”며 8개 건설사 중 두번째로 많은 과징금(52억50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조사에 협조한 GS건설, 대우건설, SK건설을 제외한 건설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 건설공사는 대구광역시가 대단위 택지개발사업에 따른 교통난 해소, 기존 대구 지하철 1, 2호선과 연계한 도시철도 시스템 구축 등을 위해 국내 최초 도시형 모노레일로 건설한 대규모 공공사업이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은 칠곡과 범물을 잇는 전체 길이 23.95km의 노선으로 약 30개의 정류장이 있다.

◆ 김앤장, 형사 소송 무죄 받고도 행정소송에서는 패소

김앤장은 포스코건설의 형사소송과 행정소송을 모두 맡았다. 김앤장은 윤인성(48 ·사법연수원 23기), 양대권(44 ·26기), 서정(45 ·26기) 등 공정거래 베테랑 변호사를 투입했다. 조범곤(33 ·39기), 김재경(34·40기), 윤준식(33·변호사시험 2회) 변호도 변호인단에 합류했다. 이들은 민·형사 소송을 모두 변론했다.

윤인성 변호사는 인천지법에서 판사를 시작해 서울고법, 대법원 재판연구관(부장판사), 공정위 카르텔 정책자문단 자문위원(2009~2013년), 대법원 행정처 행정심판위원회 위원을 거쳐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를 끝으로 2014년 김앤장에 합류했다.

양대권 변호사는 김앤장에 근무하기 전 13년간 법원에서 법관으로 재직했다. 특히 서울고등법원 근무기간에는 공정거래 업무를 전담했다.

서정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을 시작으로 서울서부지방법원, 대전지방법원 판사 등을 지냈다. 서 변호사는 지난 7월까지 8년간 김앤장에서 공정거래 분야 등에서 활동했다. 서 변호사는 2016년 7월 김앤장을 나와 김승섭 변호사와 창의법률사무소를 냈다.

김재경 변호사는 2011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김앤장에서 변호사를 시작했다. 조범관 변호사와 윤준식 변호사는 2013년부터 김앤장에서 변호사를 시작했다.

김앤장은 형사소송에서 포스코건설의 무죄를 이끌어냈다. 대구지법 제8형사단독 최희준 부장판사는 지난해 1월 담합 혐의로 기소된 포스코건설 등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형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공구분할 합의와 포스코건설과 대우건설의 공구 맞교환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김앤장 윤인성(상단 단왼쪽부터)·양대권·서정(현 창의법률사무소) 변호사, 조범곤(하단 왼쪽부터)· 김재경·윤준식 변호사/김앤장, 창의 법률사무소 홈페이지 캡쳐
김앤장은 형사소송에서 무죄를 받은 것을 발판 삼아 행정소송에서도 포스코건설 직원이 영업팀장 모임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참여했더라도 정보수집 수준이지 담합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공정위 조사와 검찰 조사에서 다른 건설사 직원들이 포스코건설 직원이 영업팀장 모임에 참석했다고 한 진술을 의식한 전략이었다. 김앤장은 "대우건설, SK건설 관계자의 진술은 과징금 등을 감면받기 위해 공정위에 협조해야 하는 상황에서 나왔다"며 진술의 신빙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대우건설 등이 자진신고자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조사에 협조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모임에 참석하지도 않은 원고를 끌어들여 합의에 참여했다고 거짓 진술할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김앤장은 "포스코건설은 2008년 4월 차량기지에 강점이 있던 대우엔지니어링을 인수한 뒤 차량기지가 포함된 1공구 참여만을 계획해왔기 때문에 처음에 3공구에 입찰하기로 했다가 대우건설과 공구를 맞교환했다는 공정위 주장은 성립할 수 없다"고 했다. 김앤장은 포스코건설의 내부 문서인 리스크검토회의 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공정위가 모임에서 합의했다는 내용과 상반된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서다.

재판부는 "리스크검토회의 자료는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는 내부 문건에 불과하다"며 김앤장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재판부는 "1공구만 계획해 왔다면 포스코건설 임원이 3공구를 1공구로 바로잡기 위해 대우건설을 찾아가 맞교환 하기로 합의했다는 진술에 신빙성이 높아진다"고 판단했다.

◆ 최악의 상황에서 김앤장 이긴 강호

당초 건설업계에서는 포스코건설이 이번 소송에서 승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법원의 판례를 보면 ‘정보교환만으로는 부당한 공동행위(담합)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게다가 포스코건설이 형사소송에서 무죄를 판결받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포스코건설과 같은 과징금 반환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공정위는 궁지에 몰렸다.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윤성원)는 지난 6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정보교환으로 얻은 실익이 없었다”며 “정보교환 만으로 담합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강호의 조정욱(45·27기) 대표변호사는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나온 다른 건설사의 진술에서 같은 내용을 뽑아내 일관성을 주장하는데 활용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 대한 판결은 같은 처분이어도 세부 행위가 다르면 다르게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해 공정위의 승소를 이끌었다.

조 변호사는 수조원의 국방 예산이 투입된 ‘장보고-Ⅲ 잠수함 연구개발 사업 담합 과징금 취소 소송’에서 김앤장, 태평양, 광장, 율촌 등을 상대로 승소한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다. 김정은(29· 변호사시험 2회) 변호사도 조 변호사와 발을 맞췄다. 김 변호사는 연세대 공대 출신으로 같은대학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법무법인 강호 조정욱, 김정은 변호사/강호 홈페이지 캡쳐
강호는 오히려 건설사들이 무죄를 받은 형사소송에서 단서를 찾았다. 강호는 대우건설, SK건설 등 직원들이 공정위 조사 단계부터 검찰 조사까지 포스코건설 직원이 모임에 참석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우건설 관계자 등은 "모임에서 8개 공구에 관해 건설사별 희망 공구를 확인한 결과, 대우건설이 1공구, 포스코건설이 3공구, GS건설이 2공구,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4공구, 대림산업이 5공구, SK건설이 6공구, 현대산업개발이 7공구에 입찰을 희망했다"고 진술했다.

강호는 특히 포스코건설과 공구 맞교환한 의혹을 받고 있는 대우건설 직원의 진술을 강조했다. 대우건설 직원은 "심사신청서 제출 마감에 임박해 포스코건설 임원이 대우건설을 찾아와 공구 교환을 제안했고 대우건설도 받아들였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이런 진술들은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진술할 수 없는 구체적 내용을 담고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한자리에서 정보교환을 했더라도 각 건설사의 입장과 교환한 정보에 따라 담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포스코건설이 정보교환 모임에 참여하고 대우건설과 공구를 교환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구를 분할하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를 함으로써 제1공구를 배정받아 입찰에 참여한 것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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