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덜 됐다면 차라리 창업 마세요"

최원우 기자
입력 2016.09.07 03:00

[중산층에 닥치는 '실버 파산'] [上] 전문가들의 충고
"확신 안 선다면 재취업 알아보길… 자산을 연금 전환하는 것도 방법"

회사에서 은퇴한 50~60대가 노후 생활비 마련을 위해 가장 쉽게 떠올리는 방편이 창업과 금융 투자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만큼 '창업 실패'와 '금융 사기'에 걸릴 위험도 높다. "준비가 부족하면 차라리 창업하지 말라"는 게 전문가들 충고다.

통계청 조사 등에 따르면 2015년 8월 기준 전국 자영업자 562만명 가운데 57%인 323만명이 50대 이상이었다. 2014년에 자영업자(일반·간이·면세사업자) 76만명이 폐업했는데 이 중 50대 이상 폐업자가 32만명으로 42%를 차지했다. 폐업 업종별로는 식당업이 20.6%(15만6000명)로 가장 많았고, 소매업이 20.3%(15만4000명)로 뒤를 이었다. 이를 두고 "은퇴한 50~60대가 창업이 비교적 쉬운 치킨집이나 편의점을 차렸다가 망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4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 결과 자영업자 37%가 3년 안에 경영난 등을 이유로 문을 닫았다. 금융결제원이 같은 해 부도난 자영업자들을 분석한 결과 50대 이상이 7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자금을 창업 등에 투자했다가 실패해 '실버 파산'을 재촉한 것이다.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김경록 소장은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면 차라리 사업을 시작하지 않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는 "은퇴하고 창업에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은퇴 전부터 4~5년 정도 준비 기간을 가졌다는 것"이라며 "전문가와 냉정하게 사업 성공 가능성에 대해 따져보고, 확신이 안 서면 재취업으로 방향을 돌리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은퇴자들은 금융 사기를 당할 위험도 크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 2015년 발표한 '우리나라 금융 사기 피해 현황과 특징'에 따르면 60대 이상 가운데 "금융 사기에 당했다"는 응답이 5.7%였고, "사기에 당할 뻔했다"는 응답은 27.3%에 달했다.

은퇴연구소 김혜령 수석연구원은 "자산을 연금으로 전환해 안정적인 노후 소득으로 삼는 방안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A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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