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천국'을 위하여

구성 및 제작 = 뉴스큐레이션팀 오현영
입력 2016.04.14 08:12

대한민국엔 '솔로를 위한 날'이 있다

NYT, "외로운 싱글 달래는 국민음식"으로 한국 짜장면 집중조명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한국의 국민 음식으로 불리는 짜장면을 소개하는 기사를 보도했다. 이 신문은 4월 3일(현지 시각) 자 일요판 매거진면에서 짜장면의 유래와 의미, '블랙 데이' 등 관련 문화와 조리법 등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전설적인 록밴드 롤링스톤스의 대표곡 '페인트 잇 블랙(Paint it black)'서 제목을 따고, ‘외로운 마음을 위한 한국 면요리’라는 소제목을 단 이 기사는 한국에서는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 외에도 4월 14일 '블랙데이'가 있어 "커플지옥, 싱글천국"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싱글의 외로움과 우울을 기념한다는 내용으로 운을 뗐다.

이 기사를 작성한 NYT의 문화 및 음식 담당 기자는 "블랙데이는 애인 없는 이들이 검은옷을 빼입고 만나 짜장면을 먹는 날로 널리 알려졌지만 그렇게 하는 사람은 드물다. 짜장면은 미국의 피자처럼 간편하게 즉석에서 시켜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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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데이'는 어떤 날?
'블랙 데이(Black Day)'는 매년 4월 14일,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에 선물을 받지 못한 '솔로(Solo. 이성친구 또는 애인이 없는 사람)'인 사람들이 짜장면을 먹는 날로 알려져 있다. 대한민국 대중 문화에서 매월 14일째 되는 날 일정한 의미를 담아 특별한 행동을 하는 비공식 기념일의 일종이다. 2월 14일인 발렌타인데이와 3월 14일인 화이트데이 바로 다음에 돌아오는 14일이라는 점에서 그 두 기념일의 의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날에 담긴 의미는 이러하지만 현재는, 솔로 여부를 막론하고 짜장면을 즐기는 사람은 즐긴다는 분위기가 많다. 그리고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예전보다는 '4월 14일이니 짜장면을 먹어야지'라며 당위성을 두지는 않는 분위기다. 이 날은 범람하는 '데이 마케팅' 상술이라는 비난 속에서도 중국집 매출 등을 쏠쏠하게 올려주고 있다.

 
[윤희영의 News English] 3월 14일 '화이트 데이' 4월 14일 '블랙 데이'
짜장면 /조선 DB

'블랙 데이'에 대한 궁금증

Q. 왜 짜장면인가?
A. 검정색 음식이라는 점에 의미를 두었다. 이름에서부터 쓸쓸함, 어두움이 느껴지는 블랙데이의 '블랙'은 화이트데이의 '화이트'와 대비되는 색상이기 때문에 붙여졌다고 한다. 짝을 못 찾은 남녀들이 검은색 옷·구두·양말·액세서리 차림으로 자장면을 먹고 블랙커피를 마시며 외로움을 달랜다는 의도가 담겼다.

Q. 외국에도 '블랙 데이'가 있나?
A. 중국에도 한국과 비슷한 개념의 '블랙 데이'가 있다. 중국에서는 숫자 '1'이 4개 겹친 11월 11일을 '광군제'(光棍節·이성친구나 애인이 없는 사람을 위한 축제)', 혹은 '솽스이(雙十一)', '싱글데이'라고 부른다. 상술 뛰어난 중국의 상인들이 이 날은 '홀로 빈방만 지키지 말고 물건을 사면서 외로움을 달래라'며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 못지않게 대폭 세일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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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탈출을 위한 장(場)도 마련됐지만…

실패로 끝난 '솔로 대첩'
2012년 12월 24일, 솔로들이 짝을 찾는 것을 목적으로 개최된 행사이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솔로 형·누나·동생분들, 크리스마스 때 대규모 미팅 한번 할까'라는 글을 시작으로 수 만명의 네티즌이 참가 의사를 밝혔고, 연예인들이 속속 참가한다는 발표를 하면서 행사로 발전했다.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부산광역시, 대구광역시, 제주특별자치도 등 15개 도시에서 동시에 개최되었다. 애초에 크리스마스 이브에 외로운 솔로들에게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되었으나, 성추행이나 절도 등 안전상의 이유로 여성 참가자가 많지 않아 남녀 성비의 불균형이 발생하면서 사실상 실패한 행사로 끝났다.

행사는 실패로 끝났지만, 혼자인 이들이 목소리를 내어 전국적인 반향을 일으킨 경우다. 이 뒤로도 크고 작은 '솔로 대첩'들이 계속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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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공감의 창구', 즐기는 콘텐츠 많아져

인기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솔로들에게 많은 공감과 인기를 얻고 있는 MBC ' 나 혼자 산다'는 독신 남녀와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해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을 표방한다. 장보기, 집꾸미기, 정리정돈, 취미생활 등 혼자 생활하는 연예인들의 생활을 보여주어 그들도 우리와 다를게 없다는 공감을 주고, 그들만의 생활 팁(Tip)을 공유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옛 개그 콘서트 코너 '솔로천국 커플지옥'
KBS 개그 프로그램 '개그 콘서트'에는 싱글남녀들의 심리를 웃음으로 이끌어냈던 '솔로천국 커플지옥' 코너가 있었다. 솔로임을 예찬하고 커플에게 악담을 하는 컨셉을 담아 "커플들은 헤어질 지어다. 커플들은 찢어질 지어다. 커플들은 사랑과 전쟁에 나올지어다. 커플들은 죄요, 커플들은 악이요, 커플들은 지옥이 될 것이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솔로인 모태 솔로 오나미입니다. 여러분 헤어지세요" 등의 개그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었다. 

봄과 함께 돌아온 '10cm'(십센치)의 신곡 '봄이 좋냐??'

봄날의 낭만과는 거리가 먼 노랫말에 봄날의 낭만과 정말 어울리는 어쿠스틱한 멜로디가 만나 재밌는 신곡이 나왔다. 뮤지션 '10cm(십센치)의 신곡이다. 제목부터 느껴지는 비딱한 분위기와 가사를 들여다보면 '봄맞이 커플들의 애정행각에 배알이 뒤틀린 솔로가 커플들에게 전하는 저주의 노래'라 할 만하다.

이 곡는 각종 음악사이트 음원차트의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봄을 소재로 했지만, 여느 봄노래들 처럼 봄을 예찬하거나 사랑을 강조하지 않고 철저히 솔로의 입장에서 봄과 커플들을 비틀어 재미를 주고 있는 것. 처음부터 끝까지 커플들에게 독설을 던지는 이 노래는 솔로들의 공감을 얻어내며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이에 네티즌들은 '가사에 비해 쓸데없이 달달한 멜로디', '듣는데 계속 웃음이 나', '이걸로 봄노래 해야지', '공감된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키스데이 등 연인들을 위한 날은 많은데 솔로들을 위한 날은 단 하루밖에 없다. 솔로들을 위해 어떤 '데이(day)'를 만들었으면 하나요?' 라는 질문에 '그런거 필요없다', '솔로가 짱이다', '단체 미팅 데이?', '더 씁쓸해질뿐이다', '그냥 연인들을 위한 날에 24시간 자고 일어나면 된다' 등의 '웃픈(웃기고 슬픈)' 댓글들이 달렸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솔로지만 괜찮아'라는 정서는 이미 익숙하게 퍼져 있지만 커플에 대한 부러움과 이를 조롱하는 정서 또한 공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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