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특집] 2015 올해의 '그 인물 그 사건'

구성 및 편집=뉴스큐레이션팀 권혜련
입력 2015.12.16 08:22 수정 2015.12.28 09:41

올해의 新평화주의자 : 아베
9월 19일 새벽 '안보 관련법' 개정안이 일본 참의원 본회의에서 가결되면서 일본은 공식적으로 '전쟁할 수 있는 나라'가 됐다. 일본은 그동안 평화헌법에 따라 '공격당했을 때만 공격한다' 기조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 날 개정안 가결로 일본은 공격당하지 않았을 때도 공격할 수 있는 집단자위권을 가지게 되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를 "평화를 위하고 전쟁을 방지하는 데 필요한 입법"이라고 말했다. 전쟁 할 수 있는 권리를 평화로 해석하는 그의 상상력과 궤변이 놀라울 따름이다. 일본은 지금 아베 신조가 2013년부터 강조해 온 '적극적 평화'의 길에 한걸음 다가가는 중이다.  관련기사

올해의 남사친 : 강용석
남자사람친구의 준말인 '남사친'은 '여사친(여자사람친구)'과 함께 쓰이는 말로 서로 막역한 사이이긴 하나 남자친구나 여자친구처럼 연인 관계는 아닌 그냥 성별만 다른 친구라는 뜻이다. 파워블로거 도도맘 김미나 씨가 변호사이자 방송인 강용석 씨와의 불륜관계를 부인하면서 "강 변호사는 동성친구와는 다름없는 '남사친'"이라고 표현했다. 함께 해외에서 수영을 즐기고 값비싼 저녁식사를 하면서도 우리는 그냥 친구일 뿐이라는 두사람의 언행에서 우리는 '남사친/여사친'의 경계를 어디까지로 봐야하는지, 그리고 연인 또는 배우자의 '남사친/여사친'을 용인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관련기사

올해의 리어왕 : 신격호
롯데家는 경영권 분쟁으로 2015년 한해 내내 시끄러웠다. 그 중심에는 창업주 신격호 회장이 있다.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엎치락 뒤치락하는 싸움을 보면서 여러 언론과 칼럼은 신격호 회장을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에 나오는 '리어왕'에 비유하곤 했다. 고령의 나이에 후계를 정하는 과정에서 이미 많은 험한꼴을 본 신격호 회장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할까. 홀로 그림자와 함께 황야를 걷는 그의 속내가 궁금하다. 관련기사

올해의 동물 : 낙타
단군이래 한반도에서 이 동물이 이렇게까지 이슈가 된 적은 없었다. 심지어 한번도 해외에 나가본 적이 없다는 '서울토박이' 쌍봉낙타는 괜한 누명으로 격리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 모든 원인은 메르스 사태의 책임을 낙타 탓으로 돌린 정부와 보건당국에게 있다. 보건 당국이 만들어 배포한 '메르스 예방 수칙'에서 낙타는 명명백백 메르스 원흉으로 낙인 찍혀 있었다. 지난 여름 내내 오해와 이슈의 중심에서 마음 고생이 심했을 낙타에게 올해의 동물 타이틀을 수여한다.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란다. 관련기사

올해의 죽었니 살았니 : 조희팔
지난 10월 10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희대의 사기범 조희팔에 대한 방송이 나간 후 인터넷은 한동안 조희팔과 관련한 검색어로 술렁거렸다. 사망확인서에 장례장면, 시신까지 보여주며 죽음을 확인시켜줬던 조희팔이 생존해있다는 몇가지 정황과 증거가 나오자 검찰당국과 경찰은 수사를 재가동했다. 그야말로 '목숨을 건' 조희팔의 대국민 숨바꼭질의 배후에는 법조계 관계자들이 있다는 것이 이번 방송을 통해 정설로 굳혀지고 있다. 단순한 사기사건이 아닌 대한민국 부정부패가 숨겨진 사건이라는 것이다.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그의 생사여부가 이번에는 속 시원히 밝혀질 수 있을까. 관련기사

올해의 음료 : 비타 500 
'기운이 뿅뿅! 생겨났어~ 활력이 쓩쓩! 생겨났어'
광동제약의 비타500은 지난 상반기 국민 첫사랑 수지가 위 노래를 수십번 흥얼거렸을 때보다 더 뛰어난 매출을 올렸다.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측근이 이완구 前총리에게 3000만원을 비타 500박스에 넣어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사람들이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비타 500' 음료였다. 건강 에너지 음료의 대명사가 뇌물의 아이콘으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부정적인 이미지가 그동안 소녀시대, 수지도 하지 못했던 매출을 가져왔다. 의혹이 보도되고 다음 날인 4월 16일 편의점 CU에서는 낱개로 판매하는 비타500(100㎖) 매출이 전날보다 51.7% 뛰어올랐다. 이렇게 단기간에 매출이 뛰는 일은 이례적인 일이다. 비타 500은 한동안 '총리도 반한 맛' 이라며 이완구 총리 특수효과를 누렸다. 관련기사

올해의 新무기 : 비무장지대 울려퍼진 K-pop
황량한 비무장지대에 빅뱅의 뱅뱅뱅이 울려퍼졌다. 노래는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아이유의 '마음'으로 이어졌다. 한류스타들을 한데 모아놓은 듯한 음악방송은 사실 지난 북한 포격도발에 따른 대응의 일환으로 대북방송에서 흘러나온 것이었다. 확성기를 이용한 대북방송은 북한의 젊은 병사들의 심리 상태를 동요시켜 그 어떤 무기보다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북한을 자극하는 남한의 '팝뮤직 공격'은 대북 심리전의 주요 무기라고 썼다. 실제로 북한 수뇌부는 이들이 진실을 알게 돼 동요하거나 이탈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남북 대치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K-pop의 힘이었다. 관련기사

올해의 야근왕 : 한밤 브리핑 박원순 
메르스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6월 4일 밤 10시 30분 박원순 서울시장은 '긴급 브리핑'을 했다. 메르스에 대한 국민의 공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나서서 35번 메르스 확진자의 이동경로를 가리키며 브리핑을 연 것이다. 한밤에 일어난 브리핑의 분위기는 꽤 진지했고 긴박했으며 병원 공개 여부 등 지지부진한 태도를 보이며 국민의 불신을 산 정부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한쪽에서 朴시장에 대한 믿음이 커져갈 때, 다른 한쪽에서 그만큼 메르스에 대한 불안도 함께 커졌다. 누군가는 진정한 리더의 모습이라 얘기했고 누군가는 한밤의 쇼라고 평했다. 관련기사

올해의 데스노트 : 성완종 리스트
'자원외교 비리'로 수사를 받다 북한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옷에서 56字의 메모가 나왔다. 이명박 정부와 현 정부의 유력인사의 이름과 액수가 함께 써있는 메모가 공개되면서 그간 성 회장이 조사받았던 자원외교 비리 수사의 다른 장이 열렸다. 사람들은 8인의 이름과 액수가 적힌 메모들을 보면서 이들과 성 회장 사이의 로비를 생각했을 것이고, 그들 사이의 모종의 담합과 비리가 드러날 것이라고 기대했을 것이다. '성완종 리스트'가 데스노트라고 불린 것은 그 때문이었다. 이 사건으로 이완구 총리는 사퇴를 했고, 홍준표 경남지사의 재판은 진행 중이며 홍문종 의원은 무혐의를 받았다. 관련기사

올해의 잇템 : 마스크 복면
2015년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했던 아이템은 마스크와 복면이 아닐까 싶다. 황사와 독감 유행에도 좀처럼 쓰지 않았던 마스크가 초여름 날씨에도 불티나게 팔렸다. 메르스 사태가 잠잠해진 11월, 마스크는 다시 복면과 함께 '잇아이템'으로 주목 받았다. 11월 13일 민주노총 대규모 집회를 거론하면서 "복면시위는 못하게 해야 한다. IS도 복면을 쓰지 않느냐"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이 시위대와 여론을 자극시켰다. "그러면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까지 폐지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조소섞인 목소리가 나왔으며 2차 시위 때는 "우리가 IS로 보이느냐"며 복면, 가면, 마스크, 심지어 마스크팩을 착용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관련기사

올해의 긁지 않은 복권 : 4대강
이명박 정부 내내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4대강은 현 정부에서도 천덕꾸러기 신세였다. 지난 정부 때 사업의 시작과 동시에 환경파괴, 혈세낭비라는 이유로 꾸준히 반대표를 받아온 4대강 사업을 박근혜 정부에서도 '문제 있는 사업'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1973년 관측 이후 최저 수준인 강수량으로 이 4대강 사업이 재평가 되고 있다. 6개 보(洑)에 담긴 11억7000만t의 물이 재조명되고 있으며, 정부와 여당에선 "4대강의 복권(復權)" "한때는 '재앙' 같았지만 지금은 말 그대로 가뭄 속 단비 역할" 등과 같은 말도 나온다. 야당도 '4대강 사업' 자체는 아니지만 거기에 고여 있는 수자원의 활용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다. 관련기사

올해의 헤어스타일 : 패기머리 
'댄디 컷' '투블럭 컷' 등 올 한해 유행한 남자 헤어스타일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북한의 '패기머리'를 따라올 수는 없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헤어스타일이기도 한 이 패기머리는 옆과 뒷머리를 거의 밀다시피 올려 자르고 앞과 윗머리만 남기는 스타일이다. 패기머리 유행은 처음에는 북한 젊은이들의 자발적 현상으로 보도가 되었지만 이후 북한당국의 강요와 규제로 인한 것임이 밝혀졌다. 현재 평양에는 도처에 가위를 들고 다니는 규찰대가 돌아다닌다고 한다. 김정은은 한 나라를 좌지우지 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젊은 지도자답게 트렌드셰터로의 역할까지 욕심내고 있다.  관련기사

올해의 생명연장의 꿈 : 사법시험
12월 3일 법무부는 사법시험을 2021년까지 연장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당초 현행 사법시험은 2016년에 마지막 1차시험을, 2017년 2차 3차 시험을 끝으로 폐지 예정이었다. 이에 로스쿨생들은 집단 자퇴서를 결의하는 등 반발하고 있고, 그동안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해오던 대한변협을 비롯한 사법시험 준비생들은 "환영할 일"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법무부 입장대로 사법시험을 2021년까지 유지하려면 국회에서 관련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폐지 유예가 국회에서 결정되더라도 폐지 논의 시점인 4년 후 똑같은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존폐를 둘러싸고 갈등이 많았던 문제를 법무부가 성급하게 발표해 혼란을 증폭시켰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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