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우리 땅' 피타고라스 정리로도 증명된다

전병근 기자
입력 2012.10.13 03:06

'울릉도 해발 130m선 독도 안 보인다' 는 가와카미 겐조 주장, 수학 동원해 반박
일본의 영토 분쟁은 日 제국주의의 산물… 역사적 문헌 토대로 침탈의 진실 보여줘

●독도의 진실
정태만 지음|조선뉴스프레스
261쪽|1만5000원

●일본의 영토 분쟁
마고사키 우케루 지음|양기호 옮김
메디치|243쪽|1만2500원

앞 책이 '일본의 억측과 거짓'을 드러낸다면, 뒷 책은 '일본의 무지와 오해'를 깨우친다. 앞의 저자는 국세청을 2009년에 명퇴한 후 독도 문제에 파고든 한국인, 후자는 외교관을 거쳐 2009년 일본방위대 교수를 정년퇴임하고 영토 분쟁 해법 찾기에 나선 일본인. 공교롭게도 두 목소리는 한곳을 향한다. 지금의 일본. 영토 문제에 관한 한 '뭔가 착각하고 있다'고 훈계한다.

◇피타고라스 정리까지 동원한 논증

정태만의 집필 동기는 역지사지(易地思之)였다. 일본이 독도를 '우리 땅'이라 우기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지만 5년을 팠더니 결국 '견강부회'라는 결론. 근거는 세 갈래로 제시된다. 첫째, '독도는 조선 땅'임을 공식 확인한 일본 공문서인 태정관지령(太政官指令). 메이지 정부가 전국 지적(地籍)사업을 벌일 때 울릉도·독도로 고민한 적이 있었다. 내무성의 장고(長考) 끝 결론은 둘 다 일본 영토가 아니라는 것. 당시 최고국가기관인 태정관도 내무성 결정을 따라 시마네 현에 하달했다. 1877년 문서 제목이 '일본해 내 죽도 외 일도(=울릉도와 독도)를 일본 영토 외로 정한다'.

그럼에도 일본은 1905년 시마네 현 고시를 내린다. '무주지(無主地)' 독도를 자국에 편입한다는 내용. 28년 전 태정관 지령을 식언(食言)한 것이다. 줄곧 숨겨졌던 태정관 지령은 1987년 교토대 교수에 의해 알려졌다. 일본 외무성은 여기에 대해 지금도 꿀 먹은 벙어리다.


 

각각 한국인과 일본인이 쓴 두 책은 모두 독도가‘한국의 영토’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사진은 동해 상의 독도 전경. /울릉군청 제공

광복 후 체결된 독도 관련 3개 조약도 도마 위에 오른다. 시마네 현에 불법 편입됐던 독도는 광복과 함께 회복됐다. 하지만 1951년 샌프란시스코 대일(對日)평화조약이 화근이었다. 그즈음 미소 냉전에 따라 미국의 대일정책이 '포용'으로 급선회하면서, 패전국 일본의 영토가 조약에서 애매하게 처리됐다. 제2조 '일본은 한국의 독립을 승인하고, 제주도, 거문도 및 울릉도를 포함한 한국에 대한 모든 권리, 권원 및 청구권을 포기한다.' 어디에도 독도는 없었다. 이를 근거로 일본은 독도가 '포기 대상'이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저자는 '제주도, 거문도 및 울릉도'는 한반도 부속도서 약 3000개 중 예시에 불과할 뿐, 한·일·연합국 관련 공문서를 비춰볼 때 독도는 한국 땅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음을 꼼꼼히 논증한다.

혀를 내두를 대목은 수학을 동원한 마지막 장(章). '울릉도 해발 130m 지점 아래에서는 독도가 보이지 않는다'는 일본의 독도 전문가 가와카미 겐조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삼각함수와 피타고라스 정리까지 동원한다. 결론은 '울릉도에서는 해발 86m 이상만 올라가도 독도가 눈에 들어오지만 오키섬에서는 106㎞ 이상 배를 타고 나와야 독도가 보인다.' 가히 '책 한 권으로 보는 독도 분쟁 완전정복'이라 할 만하다.

◇"미일안보조약 믿고 영토 분쟁 고집"

일본인들에게 독도가 누구 땅인지 물어보면, 대개 70%는 중립지역, 20%는 일본령, 10%는 한국령이라 답한다.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釣魚島)는 90%가 일본 고유 영토라고 믿는다.


마고사키 우케루는 이 '무지몽매'를 역사적 사실의 망치로 깬다. 센카쿠만 해도 일본 영토가 된 것은 1872년 이후의 일. 그때도 '무주지 선점'의 논리를 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중국령이란 증거가 압도적으로 많다. 더 큰 문제는 일본이 미일안보조약을 믿고 영토 분쟁을 낙관한다는 것. 저자는 이 '환상'마저 걷어낸다.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센카쿠열도가 미일안보조약에 적용된다'고 했지만, 정작 군사분쟁이 났을 때 미군이 개입할지는 미지수라는 것. '주권 분쟁에 미국은 중립'이란 대원칙 때문이다. 저자는 냉정히 보라고 말한다. "미국은 중·일 간 긴장이 글로벌 전략에 도움이 된다면 일본의 대중(對中) 강경대응을 요구하겠지만 중·일 무력 분쟁에 미국이 말려들 때에는 발을 뺄 것이다."

독도 또한 마찬가지. 미 연방지명위원회(BGN)가 리앙쿠르섬(Liancourt rocks)이라 부르는 독도의 소속국가는 대한민국(South Korea)으로 돼 있다. 2008년 7월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는 지역'으로 바꿨다가 한국의 반발 후 부시 대통령이 직접 개입해 원위치됐다. 당시 일본 관방장관은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 없다"며 넘어갔지만, 저자는 '역사적 실수'였다고 지적한다.

결국 남은 건 평화적 해결뿐이다. 저자는 2차대전 후 독일이 규슈 지역의 7할에 해당하는 알자스로렌을 프랑스에 할양하고, 유럽연합 지도국이 된 본을 보라고 말한다.

◇일본 지도층이 먼저 읽어야 할 책

센카쿠건 독도건 분쟁의 뿌리에서 만나는 것은 일본 제국주의의 어두운 과거다. 근대의 문을 군사력으로 먼저 열고 나갔던 일본이 영토 침탈의 근거로 내세운 것이 '무주지 선점'의 논리였다. 일시적 힘의 우위에 기반한 은폐와 조작의 농간 속에, 엄연했던 역사적 진실이 묻혔다. 그 진실을 두 책은 치밀하고 냉정하게 되살린다. 분쟁이라는 이름으로 얼룩진 사안의 실체가 명료하게 눈에 잡히는 듯하다. 정작 두 책을 먼저 펴들어야 할 독자는 일본 지도층, 다음이 그 국민들 아닌가, 그 생각이 먼저 든다.


 

조선일보 A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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