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특사, 김정일 면담] 미국특사 방북·대화재개 요청

입력 2002.04.05 05:29

이산가족 상봉등 남북채널 재가동 제의한듯
임특사, 숙소서 김정일과 만찬… 오늘 귀환

4일 저녁 임동원(林東源) 특사가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
면담을 갖고 한반도 긴장 해소와 남북간 화해 협력에 관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뜻이 담긴 친서를 전달한 데 이어, 남북간
미이행 현안들이 5일 중 타결될 것으로 보여 남북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 고위 당국자가 김 위원장을 면담하기는 지난 2000년 9월 1일,
당시 2차 장관급회담 수석대표였던 박재규(朴在圭) 통일부 장관이
자강도의 모처로 김 위원장을 찾아가 만난 지 1년 7개월여만이다.

이날 임 특사와 김 위원장간의 면담과 만찬에는 우리측에서
김보현(金保鉉) 국정원 3차장과 조명균(趙明均)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서훈 청와대 국장 등이, 북측에선 김용순(金容淳) 노동당 대남비서와
임동옥(林東玉) 통일전선부 부부장 등이 참석했다.

임 특사와 김 위원장간의 면담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임
특사는 김 위원장에게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핵사찰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미·북대화와 함께 북·일대화가 조속히
재개돼야 하고, 미국측 특사의 평양 방문도 수용할 것을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임 특사는 또 교착된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4차 이산가족 상봉
경의선 복원과 도로연결 개성공단 등 남북한간 합의하고도 이행하지
못한 사업들을 조속히 추진하고, 이를 위해 4차 적십자회담, 2차
경협추진위원회, 2차 국방장관회담 등 남북 대화채널을 재가동할 것도
요청했을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민족 앞에 조성된 엄중한 사태’(한반도
긴장)에 대한 북측의 인식과 입장을 김 대통령에게 전해달라고 요청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남북관계 개선과 미·북대화 및 북·일대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을 것으로 보인다.

임 특사의 김 위원장 면담을 계기로, 우리측이 제기했던 이산가족 상봉과
경의선 복원, 군사적 신뢰구축 등을 위한 각종 회담의 재개 문제가 5일
중 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정부 당국자들은 기대했다.

그러나 이번 임 특사의 방북이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회담과정에서
한반도 긴장의 책임 부분과 북측이 제기한 ‘민족공조’ 문제에 대해
인식의 차이를 보였고, 이를 완전히 해소하진 못했다. 때문에 앞으로
미·북관계가 어떻게 풀려 가느냐에 따라 이러한 문제들이 다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측은 3일과 4일의 잇단 회담과 접촉 등에서 9·11 테러 이후 미국의
대(對)테러전쟁이 국제적 공감대를 얻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문제와 핵사찰 등을 둘러싸고 한반도 긴장이 조성되고
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미·북대화가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측은 한반도 위기가 부시 미국 행정부의 대북강경정책과 이에
동조하는 남한의 외세의존적 입장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을 폈다. 북측은
특히 “6·15 공동선언 발표 후 좋게 발전하던 남북관계가 안팎의
호전세력의 전쟁도발 책동으로 공동선언 이행이 어려울 정도의 국면에
처해 있으며, 이에 대한 책임이 미국과 남한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주적론(主敵論)의 철회 등을 요구했다.
공시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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