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벤츠 신형 SUV '더뉴 GLE' 출시 직후 리콜...제대로 공지 안 해 "韓소비자 차별" 지적

한동희 기자
입력 2019.09.10 17:18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지난 3일 가격이 1억1050만원인 신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더뉴 GLE’를 출시한 직후, 차량 안전과 관련된 제작 결함이 발견돼 리콜(Recall·무상 교환·수리)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벤츠코리아는 리콜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한국 소비자를 차별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0일 국토교통부와 벤츠코리아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지난 5일부터 SUV 차량인 GLE의 가솔린 모델인 ‘더뉴 GLE 300d 포매틱(4matic)’과 ‘더뉴 GLE 450 포매틱’ 두 모델 총 529대에 대한 리콜을 진행 중이다. 지난 3일 한국시장에 출시된 지 불과 2일만에 차량 결함으로 리콜을 하게 된 것이다.

리콜 사유는 에어컨 응축수 호스 조립 불량이다. 에어컨을 작동하면 생기는 물이 차량 내부로 들어갈 위험이 발견됐다. 벤츠는 "누수된 에어컨 응축수가 합선 사고나 화재, 엔진 이상 또는 비상 전화 시스템 고장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벤츠코리아는 판매 중인 벤츠의 대형 SUV ‘GLS 400d 포매틱’도 같은 결함으로 리콜을 실시할 예정이다.

벤츠코리아는 지난 3일 신형 SUV 더뉴 GLE를 발표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벤츠코리아는 출시 이틀 만인 지난 5일 더뉴 GLE 리콜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벤츠코리아 제공
문제는 벤츠코리아가 리콜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자동차 회사는 차량에 안전과 관련된 치명적인 결함이 발견되면 국토교통부에 신고하고 이를 소비자들에게 알려야 한다. 국토부는 신고 내용을 토대로 자료를 작성해 언론에 배포한다. 그러나 벤츠코리아는 더뉴 GLE 차량 결함에 대한 리콜을 실시하면서 이런 과정을 생략했다.

벤츠코리아는 "더뉴 GLE 출시(9월3일 신차발표) 이전인 지난 8월말(30~31일)에 국토부에 리콜 신고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통상적인 리콜 공표 과정을 생략했다"고 주장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자동차 회사가 공식 출시 이전에 자발적으로 진행한 리콜에 대해서는 따로 보도자료를 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신차 출시 이전에 진행된 리콜에 대해서는 자동차 회사(벤츠코리아)가 지정한 신문사 1곳에 공고해야 한다. 벤츠코리아는 지난 5일자 A신문에 리콜 사실을 기사가 아닌 광고(가로 6cm 세로 10cm 크기) 형태로 게재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벤츠코리아가 낸 더뉴 GLE 차량 리콜 안내 광고를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없다. 해당 신문사 인터넷 페이지에서 유료 서비스인 ‘지면 다시보기’를 통해서만 볼 수 있다. 벤츠코리아는 리콜과 관련해 벤츠코리아 인터넷 홈페이지에 알리지 않았고, 이미 차량을 계약한 소비자들에게 이메일이나 휴대전화 문자를 보내지도 않았다.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는 소비자가 더뉴 GLE의 리콜 정보를 얻는 것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공식적으로는 차량 출시 이전에 결정한 리콜이므로 출시 후 이 차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리콜 사실을 고지할 고지할 의무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에선 실제 리콜이 지난 3일 차량을 출시한 후 진행 중이므로, 언론과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자동차 업계에선 벤츠가 리콜 과정에서 한국 소비자를 해외 소비자와 차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벤츠는 미국과 독일 등에서도 같은 문제로 더뉴 GLE의 리콜을 진행 중인데, 해당 지역에선 언론을 통해 리콜 원인과 문제 해결 과정을 상세하게 알렸다.

미국 카닷컴(cars.com) 등의 보도에 따르면, 벤츠는 응축수 호스와 관련한 문제가 지난 5월부터 보고됐고, 지난 8월 3일부터 조립 공정에서 이를 시정했다고 밝혔다.

독일 벤츠는 한국 시장에서 매년 판매 신기록을 경신하며 연간 4조4743억원의 매출(2018년 기준)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차량 결함으로 인한 리콜과 수리와 관련해선 한국 소비자를 차별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벤츠는 지난 2017년 전 세계적으로 1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다카타 에어백' 관련한 리콜을 한국에서 거부하면서 "한국 소비자의 안전과 생명을 무시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 벤츠는 중국에서 이미 다카타 에어백 탑재 차량에 대한 리콜을 진행한 상태였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중국과 한국 시장의 규모 차이로 인한 차별적 리콜 정책이 나온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벤츠코리아는 국회의 지적을 받고서야 리콜에 나섰으나, 리콜 이행률은 1%에 불과한 상태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리콜을 부정적인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출시 이전에 리콜을 진행한 것은 차의 결함을 고쳐 더욱 안전하게 고객에게 인도하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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