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비용 대비 효과는?…"발목 잡는 제도 여전"

유한빛 기자
입력 2019.07.12 09:37
도시재생과 집값 안정이라는 정부의 기조에 맞춰 서울시가 힘을 실어준 ‘리모델링 사업’의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비한 제도 탓이다.

최근 서울시는 용산구 이촌동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위한 ‘서빙고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 변경안’을 승인했다. 1974년 준공된 현대아파트가 리모델링조합을 설립한 지 13년 만이다. 1기 신도시인 일산 장성마을 2단지아파트도 최근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분양가와 집값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재건축사업과 비교해, 오래된 집을 수리하는 개념에 가까운 리모델링사업이 시 차원에서 촉진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리모델링이 실효성 있는 사업으로 자리잡으려면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한다.

승인이 까다로운 대신 한 번 인가를 받으면 건물을 모두 허물고 다시 지을 수 있는 재건축사업과 달리, 리모델링은 사업 추진 자체는 상대적으로 쉽다. 준공연한이 15년 이상이면 리모델링 사업 기준을 맞출 수 있고,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부지 안에 새로운 건물을 지을 수도 있다.

다만 건축 방식에는 제한이 많은 편이다. 건물의 하중을 지탱하는 내력벽을 그대로 유지해야 하고, 수평 증축도 현재 건물의 층수에 따라 2~3개층까지만 높일 수 있다. 주차장을 지하에 새로 만드는 대신, 1층을 필로티 구조(벽 없이 기둥으로 하중을 지탱하는 개방된 공간)로 바꿔 주차 공간을 확보하는 데 그친다.

재건축처럼 일반분양으로 사업비를 충당하기도 쉽지 않다. 현행법상 리모델링으로 늘릴 수 있는 가구 수는 기존의 최대 15%다. 이 때문에 공사비를 대부분 집주인이 부담하는 방식이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단지 안에 다양한 공용시설을 갖추는 게 재건축의 추세인데, 리모델링은 주민 커뮤니티시설을 추가하기도 어렵고, 내력벽 등 구조를 손댈 수 없어 면적을 넓히려면 베란다를 바깥에 길게 빼는 기형적인 구조로 만들 수밖에 없다"며 "아직 서울에는 리모델링 사업의 뚜렷한 결과물이 많지 않은 데다, 주택 가치가 높아질 요소가 많은 재건축과 비교해 사업 이후에 집값이 비용을 웃돌 만큼 크게 오를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어렵다"고 평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일산이나 분당 같은 1기 신도시는 이미 용적률이 높기 때문에 재건축을 하더라도 사업성을 장담할 수 없어 그나마 리모델링이 더 가능성 있는 대안이 되기도 한다"면서도 "아예 완전히 다시 짓는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은 구조를 바꾸는데 한계가 있고, 아파트의 공용시설을 바꾸기도 어려워, 투자 비용 대비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뒤늦게 도입된 제도인 만큼 관련 규제나 가이드라인도 부족한 편이다. 국토교통부는 당초 6월까지 리모델링 사업의 내력벽 철거 허용 여부를 정하겠다고 밝혔다가, 연구용역과 추가 검토 등의 문제로 결정을 올해 하반기로 미뤘다.

서울시는 강동구 우성2차, 구로구 신도림우성1~3차, 송파구 문정시영·문정건영, 중구 남산타운아파트 등을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단지로 선정했고, 자치구별로 사업 타당성 검토와 기본설계 연구용역을 진행한 상태다. 남산타운아파트는 고도제한 때문에 건물 높이를 높이기 어려워 재건축사업을 포기하고 리모델링사업으로 방향을 튼 경우다.

서울시 관계자는 "연구용역 내용을 바탕으로 서울시에서 취합해서 최종안을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 검토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는 시기도 아직 확답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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