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대리점 허용해달라더니…별 움직임 없는 은행지주사

연지연 기자
입력 2019.04.26 15:01
올해 1월부터 은행지주에 소속된 보험회사가 보험대리점(GA)을 자회사로 둘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정작 은행지주 소속 보험사들의 관련 움직임은 전무하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지주(055550)소속 신한생명은 올해 보험대리점 설립에 대해 내부 연구를 진행했으나 이후 작업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한생명은 지난해 GA설립을 추진했다가 "은행지주는 GA를 손자회사로 둘 수 없다"는 금융위원회의 법령해석을 받고 포기했다.

올해는 상황이 180도 바뀌어 은행지주도 GA를 손자회사로 둘 수 있게 됐으나 신한생명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작년과 상황이 많아 달라졌다"며 "보험대리점을 설립하면 지속가능한 이익을 낼 수 있는 지에 대해 계속 연구만하고 있다"고 했다.

조선DB
KB금융(105560)지주나 NH농협지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보험 자회사 설립 문제는 심도있게 논의된 바가 없다"고 했다. NH농협지주 관계자는 "새 회계기준(IFRS) 도입을 감안했을 때 저축성 보험보다는 보장성 보험 판매를 늘려야 하는 등 체질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라, GA 설립까지 고민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금융위원회가 은행지주에 소속된 보험회사가 보험대리점을 가질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은 은행지주사의 요청 때문이었다. 하지만 GA를 둘러싼 영업환경이 과거보다 많이 나빠지면서 관심이 크게 줄었다. 한 보험사 관계사는 "지난해만 해도 규모가 있다는 생명보험사들은 모두 자사 GA를 설립해 업무 효율화를 추진했으나 이젠 상황이 좀 다르다"고 했다.

자사 GA를 설립하면 초기 투자비용이 대거 발생한다. 국내 보험사 관계자는 "GA를 내면 점포를 내고 전산을 갖추는 데 비용이 꽤 들어간다"며 "설립 4~5년은 손해를 보더라도 투자를 한다는 생각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요즘 같아선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했다. 삼성생명(032830)의 자사형 GA '삼성생명금융서비스보험대리점'은 지난해 67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거뒀다. 라이나생명의 라이나금융서비스도 지난해 순손실이 29억원이었다.

국내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이미 중대형 GA가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신규 GA로 진출했을 때 어떻게 자리잡을 것인지에 대한 판단도 중요하다. 쉽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지난해 중·대형 보험대리점의 소속 설계사와 보험 신계약 수는 늘었다. 덩달아 중·대형 보험대리점의 수수료 수입도 지난해 6조원을 넘어섰다.

일부 보험사가 시책비(판매 인센티브) 경쟁을 벌이면서 한껏 올라갔던 GA의 지위에 제동을 거는 조치도 속속 생기고 있다. 월납 보험료의 1600%까지 올라갔던 보험판매 수수료를 금융위가 1200% 이하로 낮추고, 분납해서 지급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GA대리점 관계자는 "시책비를 제외하면 지금도 보험사 소속 설계사보다 70~80%의 수수료만 받는 구조기 때문에, 분납 정책까지 확실해지면 앞으로 보험사로 되돌아가는 설계사가 나오고 GA사업을 접는 경우도 나올 것"이라고 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수료 분납은 시행 속도에 따라 판매채널 포지션에 변화를 줄 수 있고, 보험사 소속 설계사보단 GA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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