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적고 지방 근무…국민연금 운용직 채용 또 미달

전준범 기자
입력 2019.04.26 14:00
36명 목표였으나 실제 채용은 20명내외 그칠듯
예산권은 기재부에…"인재 누수현상 계속될 것"

국민 노후자금 660조원을 굴리는 ‘큰손’ 국민연금공단이 지난 3개월간 실시한 올해 첫 번째 기금운용직 공개모집을 곧 마무리한다. 이번에도 최종 합격자 수는 목표 채용 인원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현재 최종 관문을 통과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임용계약 세부조건 등을 조율하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역은 입사시 3~4년 단위로 계약하고 추후 성과에 따라 재계약하는 형태로 채용된다.

조선DB
기금본부는 지난 1월 채용 공모를 내면서 운용전략, 국내외 증권투자, 대체투자, 리스크 관리, 운용지원 등의 부문에서 총 36명을 선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기금의 투자 다변화 추세와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지침) 도입 상황 등을 감안해 해외투자와 수탁자책임 분야에서만 15명을 보강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실제로 뽑힌 전문가 수는 20명 내외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채용 목표 인원은 어디까지나 목표일 뿐이고,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충분한 자질을 갖춘 인재를 추려내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연금이 기금운용 전문가를 필요한 만큼 끌어오지 못하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수십명을 한꺼번에 데려올 수 있을 정도로 국내 금융투자업계가 크지 않을 뿐더러 기금본부의 연봉 수준도 민간 대비 낮기 때문이다. 2년 전 기금본부가 전주로 내려가면서부터는 근무 매력도가 더 떨어진 상태다. 목표치의 절반만 선발하는 일이 채용 시즌마다 반복되고 있다.

문제는 간신히 전문가를 뽑아놔도 그만큼 퇴직자가 발생해 순증(純增)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총 38명을 채용했다. 그런데 2019년 2월 기준 운용직 수는 1년 전과 같은 240여명이다. 새로 선발된 38명 만큼의 이탈자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기금본부의 인력난과는 무관하게 기금 덩치는 계속 불어나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은 2013년말 427조원에서 2015년말 512조원, 2019년 660조원(1월 말 기준)으로 매년 빠르게 증가해왔다. 오는 2043년에는 25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사표를 낸 기금운용역 대부분은 전주를 떠나 서울의 민간 금융회사로 이직한다. 여의도의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결국 (운용역 이탈을 방지할) 해결책은 처우 개선인데, 예산권을 기획재정부가 쥐고 있는 현 구조에서는 국민연금이 아무리 노력해도 핵심 인재 누수현상을 막긴 힘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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