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 공공분양 아파트 10억에 공급…'로또 잔치' 될듯

이진혁 기자
입력 2019.04.26 09:42
서울에 거주하는 성인이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고,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20% 정도 낮은 이른바 ‘로또 아파트’가 나온다. 전매제한 기간도 없어 아파트를 사자마자 곧바로 되팔아 수억원의 시세차익도 볼 수 있다. 단, 조건이 있다. 7월 말까지 최소 현금 6억원은 쥐고 있어야 한다.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돼 주택이 공급된 강남구 세곡동 아파트 단지. /조선일보 DB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서초구 내곡지구 1단지(서초더샵포레1단지)와 2단지(서초포레스타2단지), 강남구 세곡2지구 6단지(강남 한신휴플러스 6단지), 노원구 상계동(중계 센트럴파크) 공공주택의 잔여가구 입주자모집공고를 냈다. 계약취소 등으로 발생한 잔여가구를 재공급하는 주택으로, 이미 입주가 끝난 단지들이다.

대상주택은 내곡지구 1단지 1가구와 2단지 8가구, 세곡2지구 6단지 2가구, 상계동 1가구를 포함해 12가구다. 내곡지구 2단지 1가구를 제외한 모든 가구는 전매제한기간이 지나 매입 후 바로 되팔 수 있다. 1순위 조건도 까다롭지 않다. 입주자모집공고일(23일) 기준으로 서울에 1년 이상 계속 거주한 만 19세 이상 무주택 세대주면 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보면 지난해 10월 ‘서초더샵포레 1단지’ 전용 84.3㎡ 16층은 12억원에 매매됐고, ‘서초포레스타2단지’ 전용 84㎡는 타입과 층수에 따라 10억5000만~11억8000만원, 전용 59㎡는 8억7800만~10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강남한신휴플러스6단지’ 전용 59㎡ 1층은 10월 8억7000만원에 매매됐다.

이번에 공급되는 물량은 주변 시세보다 20%가량 분양가가 낮다. 내곡지구1단지 전용 84㎡H의 분양가는 9억7900만원이며, 내곡지구2단지 전용 84㎡는 8억4900만~9억8200만원, 전용 59㎡는 8억500만원이다. 세곡2지구 6단지 전용 59㎡ 역시 7억3700만~7억4700만원에 달한다. 상계동의 경우 전용 84㎡ 분양가가 5억4600만원이다.

잔여가구 계약일은 5월 29일이며 이때 계약금 20%를 내고, 7월 29일까지 잔금 80%를 내야 한다. 내곡·세곡지구 분양을 염두에 둔다면 이 기간까지 10억원 가까이를 마련해야 하는 건데, 서울에 적용되는 담보인정비율(LTV)을 감안하면 6억원 정도의 현금을 보유해야 ‘로또 잔치’에 낄 수 있다. 전매제한이 없어 시세에 곧바로 되팔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볼 수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세곡·내곡지구 등의 보금자리지구가 예전에 조성됐고 잔여가구 공급이라고 하지만, 전매제한 없이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게 둔다는 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주거복지를 위해 서울시가 공급하는 공공분양아파트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있다. 내곡지구1단지 전용 84㎡H의 2013년 분양가는 4억5000만원 안팎이었는데, 2배 넘게 오른 시세차익 상승분을 SH공사가 갖는 게 합당하느냐는 것이다. 주변 시세와 환경 등을 감안하지 않고 지나치게 분양가를 낮출 수도 없지 않느냐는 반론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SH공사가 주변 시세를 무시하고 분양가를 낮추는 건 무리라고 본다"며 "소수의 계약자에게 시세차익이란 혜택을 집중하는 것보다 이렇게 벌어들인 재원을 주거복지사업에 투입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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