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쇼크] "무능 정책 탓"…'文노믹스' 수정 요구 거세질듯

세종=정원석 기자
입력 2019.04.25 13:14 수정 2019.04.25 13:42
"설비·건설투자 급감, 규제 일변도 정책 때문"
"0.1%p 효과 추경으로 쇼크 대응은 어불성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년만에 최저치인 -0.3%(전기비)까지 떨어지면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운용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1분기 기준으로는 16년만에 최저다. 전년동기비 성장률도 1.8%로 2009년 3분기(0.9%) 이후 가장 낮았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외부적인 경제쇼크가 없었는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뚝 떨어진 것은 한국 경제에 전례없는 위기 상황이다.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내세우며 경제체질을 바꾸겠다고 했던 문재인 정부가 오히려 경제체력을 갉아먹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이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감소 때문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정부 경제정책의 전면적인 수정 필요성을 제기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2019년 2월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참석자들이 각각 발언하고 있다. 이날 민주당에서는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이 참석했으며 정부 측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부겸 행안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이 참석했고 청와대에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김수현 정책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정태호 일자리수석, 윤종원 경제수석이 참석했다. /조선DB.
1분기 설비투자는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인 10.8% 감소했고, 건설투자(-0.1%)는 두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설비투자가 10% 넘게 감소했다는 것은 기업들이 미래를 매우 어둡게 보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투자가 부진하면 생산과 고용의 연쇄적인 부진이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가격 조정과 수출 부진 장기화 등으로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잔뜩 움추려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건설경기가 침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성장률 쇼크로 돌아왔다고 보고 있다. .

한 경제 연구원의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혁신성장을 내세우며 규제혁신을 강조하고는 있지만, 신산업 육성 등에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오히려 노동관련 규제만 강화되면서 투자심리만 악화되고 있다"면서 "지지부진한 혁신성장과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 등 정부 정책 실패가 경제를 얼어붙게 만들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1분기 경제성장률이 -0.3%까지 떨어지면서 정부가 연간 목표로 제시한 2.6~2.7%의 성장률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매 분기 0.7~0.8%(전기비) 성장률이 나와야 하는데 첫 출발선인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이 나오면 성장경로를 복구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이 진단이다. 한 연구원 관계자는 "성장 경로가 시작되는 1분기 실적이 예상치에 못 미치는 충격은 다른 분기에 비해 몇 배 이상"이라면서 "1분기 마이너스폭을 보면 올해 성장률이 2%초반대를 벗어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고 있는데도, 정부의 정책대응은 구태의연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GDP 발표 이후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소집했지만, 뚜렷한 대응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1분기 성장률 마이너스 쇼크가 ▲세계경제의 성장둔화 ▲기업투자 부진 ▲지난해 4분기 성장률 호조(전기비 1.0%)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라는 현상분석만 내놨다. 그러면서 홍 부총리는 "현재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1분기 보다는 2분기,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더 나아질 것"이라는 낙관론만 강조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지난 24일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 편성안을 발표한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1분기 GDP 발표를 확인하지 않고 성급하게 추경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문제제기다.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에 2조2000억원, 민생안정에 4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했지만, 규모나 사업 내용이 경기부양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추경안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1분기 마이너스’라는 경제성적표가 나오면서 추경 편성을 둘러싼 정부의 오판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다. 홍 부총리는 "오늘 국회에 제출하는 추경을 통해 투자·수출 활성화 등 경기 대응 과제들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했지만, 민간에서는 "정부가 발표한 0.1%p의 성장률 제고 효과로는 1분기 마이너스 폭도 메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세종시 관가에는 경제지표 부진이 계속되면 2차 추경 등 재정 보강 논의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은의 금리인하에 대한 압력도 높아질 전망이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이에 앞서 경제상황을 오판하고 미숙하게 대응한 경제팀 쇄신 등 정책 수정이 앞서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경제연구원 고위 관계자는 "부동산, 노동, 산업, 거시정책 모든 부분에서 경제활동을 왜곡하는 정치적 의사결정이 바로잡히지 않으면 성장세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시장에서 약체로 평가되는 현재 경제팀이 이런 일을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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