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원전 성토대회 된 에너지기본계획 공청회

이승주 기자
입력 2019.04.19 15:41 수정 2019.04.19 16:59
"정부의 탈원전 정책때문에 저희 뿐만 아니라 480여개 협력사들 모두 어렵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지 느껴주시기 바란다." (두산중공업(034020)관계자)

"법이 우선인가 대통령 공약이 우선인가. 대통령이 바뀐다고 정부 (원전)정책이 백지화되는 것이 맞는건가." (공청회 참석자)

정부의 2020~2040년 에너지 정책 방향을 발표하고 업계와 학계, 일반 국민들의 반응을 듣기 위한 공청회가 '탈(脫)원전' 성토대회가 됐다. 공청회 참석자들의 탈원전 관련 질문과 비판이 이어질 때마다 객석에서는 "맞다, 옳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정권은 언젠가 바뀌니 공무원들이 감옥갈 각오하고 정책을 추진하라"는 지적에는 박수 갈채와 환호도 터져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35%까지 늘리는 것을 골자로하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공청회를 열었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공청회 참석자들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반대한다며 시위를 하고 있다. /이승주 기자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사람들 대부분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쓴소리를 토해냈다. 공청회가 시작되기 전 일부 참석자들은 '신한울 건설재개' 문구가 적힌 옷을 입고 구호를 외쳤고, 또 다른 참석자는 패널 토론 도중 "산업부랑 교수랑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며 "탈핵 마피아 주체로 졸속 추진하는 3차 에너지기본계획 반대한다"고 해 공청회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현장에서 배포된 서면 질의와 객석 즉석 질문 대부분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주한규 서울대 교수는 공청회에서 "에너지기본계획은 국가 에너지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보급하는 지 등을 생각하고 에너지 믹스(mix)를 정해야하는데 대통령 선거 때 정해진 탈원전 정책을 절대 선(善)이자 불가침영역으로 두고 에너지기본계획을 정하고 있다"며 "탈원전 정책을 고집하는 한 신재생에너지 확대 자체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공청회 참가자는 "원전은 안전하지 않아서 못짓겠다고 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체코에서는 우리 원전이 안전하다고 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다면서 석탄화력발전소는 짓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용환 산업부 에너지혁신정책국장은 "에너지전환정책은 기본적으로 경제성, 환경성, 지속가능성, 안전성 등 여러가지 가치를 반영해서 정했다"며 "2017년 10월 제8차 전력수급계획을 발표했고 그해 12월 국무회의 의결을 거치는 등 적법하고 합당한 절차를 거쳤다"고 밝혔다.

너나 할 것 없이 탈원전 정책에 대한 쓴소리가 이어지자 발언권을 두고 패널토론 좌장을 맡은 김진우 건국대 교수와 공청회 참석자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김 교수는 "발언권을 드린 분만 질문해달라. 앞과 다른 질문을 해달라"했고 객석에서는 "발언권을 주지도 않고 발언권을 받은 사람만 말하라고 하느냐"며 따졌다.

한편, 이날 공청회가 마무리된 후 ‘원자력정책연대’, ‘행동하는 자유시민’ 등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안을 정면 비판했다. 원자력정책연대 관계자는 "이번 제3차 에너지수급기본계획은 단지 정부의 탈원전 공약 이행을 위한 짜맞추기식 목표 설정에 불과하다"며 "위법 소지가 있고 미래 세대에 부담을 무한 전가하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취소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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