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전경련 회장 "한일관계 좋을 때 우리경제 좋았다"

한동희 기자
입력 2019.04.15 18:17
"한일관계는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많은 갈등 속에서도 늘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해왔고, 한일관계가 좋았을 때 우리 경제도 좋았다. 한국 정치지도자 납치 문제로 악화된 한일관계를 풀고 경단련(일본 재계단체)과 함께 ‘한일 재계회의’를 개최했다. 이후 일본 기업인들의 한국 투자가 러시를 이뤘고 기술제휴가 본격화됐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일관계 진단 전문가 긴급좌담회’ 개회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좌담회에서 한·일 양국 학자들은 "정치적인 문제로 촉발된 위기에 직격탄을 맞는 건 경제계와 국민"이라며 민간차원에서라도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왼쪽 첫번째)이 1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일관계 진단 전문가 긴급좌담회’에 입장하고 있다./전경련 제공
이날 좌담회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과 구자열 LS그룹 회장,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 윤강현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 신각수 세토포럼 이사장 등 170여명이 참석했다.

허 회장은 "현재 일본의 390여개 회사가 한국에 진출해 8만2000여개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며 "제3국에서 한일 기업인프라 개발 프로젝트는 2008년 이후 100건이 넘는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전경련은 11월 한일재계회의를 비롯해 일본 정재계 지도자들과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했다.

발제를 맡은 오코노기 마사오 일본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한일 양국은 1965년 국교정상화 이전 상태로 복귀할 수 없고 사법절차를 부정할 수도 없다"며 "한국이 먼저 청구권 협정과 무관하지 않은 새로운 한일관계의 틀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사오 교수는 "한국 정부·기업이 재단을 설립하고, 일본 기업이 참여하는 식의 법률적 화해를 실현해 나가야 한다"며 "역사 마찰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박철희 서울대 교수는 한일 관계 악화로 가장 큰 손해를 보는 것은 한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부품·소재·장비를 일본에 의존하고 있어, 한번도 (대일본) 무역흑자를 내본 적이 없다"며 "양국간 마찰로 한국으로 올 투자가 중국과 대만으로 향하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일본이 앞으로 지식재산권 침해 대응을 강화하거나, 개인재산 청구권을 두고 맞불을 놓을 수도 있다"며 "경제계 중심으로 위기의식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허창수 회장(왼쪽)이 오코노기 마사오 교수의 강연을 듣고 있다./한동희 기자
박 교수는 "쌍방향적 공동 책임 분담에 기반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정치·외교적 갈등이 한일 경제협력에 직접적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이와(令和) 시대를 맞이해 우주, 사이버, 해양 등 미래 협력분야에서 가능성을 모색해 나가자고 덧붙였다.

엄치성 전경련 상무는 "한일간 갈등은 안보적 측면이나 경제적 측면에서 득보다 실이 더 큰 만큼 양국관계의 조속한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특히, 한중일 FTA, RCEP 등 통상분야에서 협력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밝힌 ‘신한반도 체제’ 추진을 위해서라도 중단된 한일 정상간 셔틀외교가 빨리 복원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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