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톡톡] '스트리밍 전쟁' 시대 전세계가 안티...넷플릭스 제국 계속될까

황민규 기자
입력 2019.04.16 06:00
최근 세계 최대의 콘텐츠 회사 중 하나인 디즈니가 새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출시를 공식화하면서 넷플릭스에 사실상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디즈니뿐 아닙니다. 아마존(Amazon), 훌루(Hulu) 등은 이미 시장에 진입해 있고 애플, AT&T, SK텔레콤 등 하드웨어 회사와 이동통신사까지 이 시장을 노리고 있습니다. 가히 스트리밍 전쟁 시대가 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이 회사들이 모두 암암리에 경쟁 상대로 노리는 건 단연 넷플릭스입니다. 넷플릭스는 OTT 분야에서 가장 성공한 회사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가입자만 1억3926만명으로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앞으로도 계속 지금처럼 승승장구할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습니다.

넷플릭스 화면. / 넷플릭스 캡처
우선 지난 수년간 넷플릭스의 사업 모델을 배운 경쟁사들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가입자 증가율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콘텐츠 확보 경쟁이 심해진다는 얘기입니다. 실제 넷플릭스의 가입자 증가율은 과거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각국 규제기관의 표적이 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망사용료를 두고 논란이 계속 커지고 있기도 합니다. TV업체 등 세트 회사들도 넷플릭스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는 분위기입니다.

◇ 클라우드 확산과 함께 보편화되는 OTT

지난 1997년 DVD 대여 사업을 하던 넷플릭스가 세계 최대의 IT 기업 중 하나로 성장한 비결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결정적인 디딤돌로 꼽히는 건 바로 클라우드의 도입입니다. 넷플릭스는 클라우드의 개념조차도 생소했던 지난 2008년에 이미 클라우드 도입을 본격화했습니다. 안정적인 데이터베이스(DB) 기반의 시스템을 버리고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건 당시로서도 굉장히 큰 모험이었습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클라우드를 도입하고 2016년쯤에는 완전히 클라우드로 전환한 넷플릭스는 이후 서비스의 안정성을 대폭 강화하면서 성공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2008년에 비해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회원수가 8배 증가했고, 8년간 소비자들의 스트리밍 시청량이 무려 1000배 증가하면서도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클라우드가 전 세계 곳곳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업계 1위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이 분야 ‘빅3’가 전 세계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고 있고, 각국의 현지 이동통신 기업들도 외산 기업에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자체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경쟁사들이 늘어나면서 클라우드 사용료에 대한 부담도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광범위하게 대중화되고 있는 클라우드가 ‘스트리밍 춘추전국시대’의 판을 만들어주고 있는 셈입니다.

◇ 점점 힘에 부치는 콘텐츠 쟁탈전

넷플릭스가 가장 큰 돈을 쏟아부어온 영역은 강점 중 하나로 꼽히는 ‘오리지널 콘텐츠’입니다. 아무리 클라우드 플랫폼이 좋아도 콘텐츠가 없다면 소비자들을 붙들고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분야의 최강자 중 하나로 꼽히는 디즈니가 OTT에 뛰어들었습니다. 그것도 넷플릭스보다 낮은 구독료를 책정하며 가입자 쟁탈전을 시작한 것입니다.

디즈니는 폭스, 마블, 픽사, 루카스필름,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국내서 친숙한 미디어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마블의 영웅인 '팔콘&윈터숄져', '완다 비전'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겨울왕국2, 토이스토리4뿐 아니라 스타워즈:더만달로리안, 하이스쿨뮤지털:더시리즈, 레이디&트럼프 등도 포함돼 있습니다. JP모건은 디즈니 플러스가 기존 아마존 프라임과 훌루 등을 제치고 넷플릭스를 턱밑까지 추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디즈니 스튜디오. /AFP연합뉴스
애플의 경우 미국 할리우드를 포섭해 나가고 있습니다. 애플은 지난달 애플TV플러스를 공개하며 스티븐 스필버그, 오프라 윈프리, 리즈 위더스푼, 제니퍼 애니스톤, J J 에이브럼스, 나이트 샤말란, 존 추 등 할리우드 유명 감독과 배우들과의 협업을 공표했습니다. 이를 위해 애플은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디즈니뿐 아니라 각국에서도 넷플릭스의 독점을 우려하며 저항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도의 대표적인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채널 ZEE 5가 넷플릭스의 공세에 맞서 저가 요금제 출시와 현지 시장 맞춤형 콘텐츠 강화에 나선 상황이며, 국내에서는 왓챠플레이가 비슷한 전략으로 5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선전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최근 한국, 인도 등에서 주 단위 구독료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도입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입니다. 넷플릭스는 내달부터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40여개국에서 1달러~2달러 가량 구독료를 높일 예정인데, 한국, 인도 등 일부 국가의 경우 소비자들에게 한 주에 최저 2375원부터 시작하는 주 단위 결제를 선택할 수 있게 했습니다.

◇ 규제기관과의 관계 악화…망사용료 이슈도 발목

다른 기업들과의 경쟁뿐 아니라 각국의 규제 당국, 인터넷 기업, 하드웨어 기업들과의 관계 악화도 넷플릭스의 잠재적 위협 요소 중 하나입니다. 국내에서는 망 사용료 이슈가 점점 가속화되고 있으며 5G가 본격화 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는 더 이상 넷플릭스도 협상 테이블을 피할 명분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페이스북이 SK브로드밴드와 망사용료 계약을 체결했지만, 구글과 넷플릭스 등은 아직 협의만 진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사업자들은 통신사에 수백억 가량의 망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어 해외 사업자들의 무임승차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OTT 기업인 넷플릭스에 대한 규제 당국의 압력이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대형 TV 제조사와의 껄끄러운 관계도 향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돼 있는 스마트 TV의 경우 OTT 기업들이 자사의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를 늘릴 수 있는 기반이기도 합니다. 넷플릭스가 삼성전자, 소니 등 대형 TV 회사들과 관계가 껄끄러운 이유는 그동안 ‘넷플릭스 추천 TV’라는 명목으로 이 회사들의 하드웨어 디자인을 변경하도록 압력을 가해왔던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국내 TV업체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삼성전자 등 대형 TV 회사의 TV나 리모콘에 넷플릭스 전용 버튼을 탑재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를 거부한 삼성전자와 소니는 추천 TV 목록에서 삭제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춘천마라톤

오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