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핵심 계열사 아시아나항공 매각…재계 60위권 밖으로 밀려나(종합)

조지원 기자
입력 2019.04.15 12:56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핵심 계열사 아시아나항공(020560)매각을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설립 31년 만에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분리된다. 그룹 전체 자산의 60%를 차지하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재계 서열이 25위권에서 60위권 밖으로 밀려나 중견기업으로 전락할 전망이다.

금호산업(002990)은 15일 오전 서울 공평동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채권단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6868만8063주)을 매각하기로 한다는 수정 자구안을 의결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금호고속은 금호산업 지분 45.3%를 보유하면서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방안을 고심해왔으며,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는 것이 그룹과 아시아나항공 모두에게 시장의 신뢰를 확실하게 회복하는 것이라 여겼다"며 "3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아시아나항공의 미래 발전과 아시아나항공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1만여 임직원의 미래를 생각해 매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기자회견에서 생각에 잠긴 박삼구 아시아나그룹 회장./김연정 객원기자
◇ 올해 안에 1조3000억원 마련해야…지난 10일 자구안은 채권단 거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나선 것은 올해 갚아야 할 돈만 1조3000억원인데 이를 자체적으로 마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1조원이 넘는 자산담보부증권(ABS)을 바로 갚아야 한다. 당장 오는 25일 만기가 돌아오는 600억원 규모 회사채도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10일 채권단에 박삼구 전 회장 일가의 지분(140억원 수준)을 추가 담보로 제공하는 조건으로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해달라는 내용의 자구안을 제출했다. 자구안에는 3년 안에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하지만 채권단은 자구안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결국 거부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3년의 기회를 달라고 하는데 어떤 의미인지 잘 봐야 한다"며 "박삼구 회장 아들이 경영한다는데 뭐가 다른지 이런 것도 감안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그룹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 아시아나항공을 내놓았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조건을 담은 자구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연합뉴스
◇ 그룹 자산 60% 차지하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중견기업으로 전락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금호아시아나그룹 매출 9조7835억원 가운데 63.7%(6조2518억원)를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다. 에어부산(44.2%), 아시아나IDT(76.2%), 아시아나에어포트(100%), 아시아나세이버(80%), 아시아나개발(100%), 에어서울(100%) 등 다수 계열사도 자회사로 두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재계 서열 7위까지 올랐지만, 주력 계열사를 줄줄이 매각하면서 재계 서열이 25위까지 떨어진 상태다.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 자산 규모 11조4476억원에서 아시아나항공(6조8832억원)을 제외하면 4조5644억원으로 줄어든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 규모 5조원 이상 기업 60곳을 대상으로 지정하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도 제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공시대상기업집단 59위 유진그룹과 60위 한솔그룹은 각각 자산총액 5조3000억원, 5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박삼구 전 회장은 2002년 취임 후 대우건설, CJ대한통운, 금호타이어, 롯데렌터카(금호렌터카), KDB생명(금호생명), 우리종합금융(금호종합금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까지 떠나보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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