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MS와 2000억대 소송 승소... '반짝 호재' 이어지나

윤민혁 기자
입력 2019.04.04 18:26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SK하이닉스에게 연달아 ‘소소한 호재’가 찾아오고 있다. 경쟁사 마이크론이 감산을 발표한 데 이어,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제기한 1억8000만달러(약 2000억원) 규모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도 승소했다. 삼성전자 D램 불량 소식도 SK하이닉스에겐 호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 충북 청주 M15 공장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4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미국 시애틀 연방법원은 MS의 보험사인 Cypress가 SK하이닉스에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피고측 책임이 없다"는 이유로 전부 기각했다. MS측은 항소를 포기해 소송은 SK하이닉스(000660)의 완전승소로 끝났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최근 법무팀으로부터 소송에서 승소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소송과 별개로 MS와의 거래는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이 소송은 2016년부터 진행된 것이다. MS측은 SK하이닉스가 게임기 엑스박스 원(Xbox One)에 납품하기로 한 D램을 제때 공급하지 못해 총 1억8000만달러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해왔다. 엑스박스 원은 2013년말 출시된 제품으로, 8GB(기가바이트) DDR3 D램을 탑재했다. SK하이닉스측은 "2013년 9월 중국 우시 공장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해 D램 공급 차질이 있었지만, 이후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계약조건을 충족시킬 만큼의 분량을 공급했다"고 반론을 제기해 승소했다.

◇ 마이크론 감산·삼성전자 불량 소식에 하이닉스 주가 펄펄

이번 승소는 SK하이닉스가 최근 맞이한 호재 중 일부에 불과하다. 앞서 지난달 20일(현지 시각)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D램과 낸드플래시를 5%가량 감산하고, 올해 설비투자를 90억달러(약 10조원)로 예정보다 줄일 것이라고 발표하자 3월 21일 SK하이닉스 주가는 7.7%% 뛰었다.

경쟁사 삼성전자(005930)실적 악화 우려와 D램 불량 소식도 SK하이닉스에겐 좋게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6일 이례적인 자율공시를 통해 "디스플레이·메모리 사업 환경 약세로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밑돌 것"이라며 "주요 메모리 제품 가격 하락폭이 전망보다 일부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버 업체인 아마존이 삼성전자가 지난해 납품한 D램에 불량이 있다며 리콜을 요구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D램 불량에 관해선 지난해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언급했던 것으로, 실적에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다"고 했지만,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부진한 실적에 리콜 리스크가 더해졌다는 시각도 나온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2세대 10나노급(1y) DDR4 D램. /SK하이닉스 제공
덕분인지 SK하이닉스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해 4분기 D램·낸드플래시 가격이 폭락하며 삼성전자와 함께 동반하락해, 올해 1월 4일엔 주당 5만6000원대에서 거래됐다. 그러나 슬금슬금 상승세를 보여 4일에는 주당 7만8400원으로 마무리 됐다. 3달 사이 40%가량 상승한 것이다.

◇ 반도체 시황에 실적 전망은 ‘암울’... 하반기 반등 가능할까

주가 움직임과는 별개로 반도체 시황 전망은 여전히 어두운 게 현실이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DRAMeXchange)에 따르면 4일 기준 DDR4 8Gb(기가비트) D램 고정거래가격은 평균 4.45달러 선에 머물렀다. 지난해 9월 개당 8달러 수준에서 반년여만에 ‘반토막’이 난 셈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3분기에도 D램 가격이 10%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D램 가격이 하반기에 상승한다는 ‘상저하고’론도 흔들리는 형편이다.

SK하이닉스 실적 전망도 암울하긴 마찬가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매출 6조4088억원, 영업이익 1조597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6.5%, 65.9% 떨어진 수치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주가흐름·실적전망과 별개로 ‘최악의 시기’는 지났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시황에 대해선 섣불리 말하기 힘들지만, 2분기를 기점으로 실적은 반등세를 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미래탐험대

오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