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줄이려면 경유세 올려야 하지만 트럭 모는 영세업자 시름에 인상 쉽지않네

김성모 기자
입력 2019.03.08 03:07

정부 딜레마… "검토 대상"

미세 먼지가 잔뜩 낀 날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경유세 인상 딜레마'에 빠졌다. 미세 먼지 주범 중 하나인 경유차 사용을 줄이려면 경유세를 올려야 마땅하지만, 작은 경유 트럭 몰고 다니는 영세업자들의 기름값 시름을 생각하자니 인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세제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의 이호승 1차관은 지난 6일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경유세를 올릴 것이냐"는 질문에 "(경유세를) 어떻게 조정할지 정부 방침을 말할 단계가 아니다. 다만 미세 먼지와 관련해 검토는 해야 할 대상이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차관은 브리핑이 끝난 뒤 "고민할 부분이 많다. 자영업자도 검토해야 하고…"라고 말을 흐렸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미세 먼지 대책에 대해 "가능한 모든 대책을 동원하라"고 했지만 경유세 인상과 관련해선 선뜻 방침을 밝히지 못한 것이다.

정부 내에선 환경부 등에서 경유세 인상 목소리도 나온다. 환경부는 "미세 먼지 저감을 위해선 경유세를 올려 경유차를 덜 몰게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앞서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도 지난달 26일 재정 개혁 보고서에서 "미세 먼지를 줄이려면 휘발유·경유 상대 가격을 점진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경유 가격을 올리란 뜻이다.

실제 경유차는 대기오염 주범으로 꼽힌다. 본지가 국립환경과학원에 의뢰한 최근 실험에선 노후 경유차가 휘발유차보다 초미세 먼지(PM2.5)를 133배까지 뿜어냈다. 경유차는 수도권 전체 미세 먼지에서 가장 큰 비중(22%)을 차지하는 오염 배출원으로도 꼽힌다.

하지만 경유세를 올릴 경우 서민 자영업자, 택배 기사 등 취약 계층에 미칠 영향이나 물가 상승 여파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부처 간 협의도 필요하다는 게 현재 기재부의 입장이다. 이호승 차관은 "현재 휘발유·경유 사이 상대 가격이 유류세 인하 조치로 인해 100대(對) 93 정도로 과거(100대 85)보다는 조정된(경유 가격이 상대적으로 상승한) 상태이며, 유종(油種) 간 상대 가격 조정은 여러 방식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B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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