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폐쇄 3년…“정부가 미국·북한 설득해야"

조지원 기자
입력 2019.02.11 18:05
"오는 27~28일 베트남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약속하고 (비핵화 조치가)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남북 경협을 통해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가 면제될 수 있다. 올해 여름쯤 (개성공단이) 재개될 것으로 본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은 1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성공단 어떻게 해야 하나’를 주제로 열린 ‘개성공단 폐쇄 3년 세미나’에서 "현재 대북 제재 상황에서도 북한이 성의를 보이고 결단만 내리면 (개성공단 가동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와 심재권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렸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개성공단 폐쇄 3년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지원 기자
개성공단은 2016년 2월 10일 박근혜 정부가 전면 중단을 선언하면서 폐쇄됐다. 2017년 12월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는 "개성공단 전면 중단 결정은 공식 의사결정 체계의 토론과 협의를 거치지 않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일방적 구두 지시로 결정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철수 일정이 급박하게 진행돼 기업 재산권 보존 조치도 이뤄지지 못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개성공단 중단으로 인한 피해 규모는 7799억원(통일부 추산)이다. 재고자산과 영업손실 등을 더하면 1조원이 넘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대북 국제 제재 배경에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북한과 미국의 갈등이 있어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가 있어야 제재가 풀릴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우리 정부가 북한과 미국을 동시 병행적으로 설득하는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가 이뤄져야 개성공단 관련 대북 제재가 풀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홍 실장은 개성공단 재개를 가로막는 난관으로 ‘실질적인 비핵화를 망설이는 북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강화’, ‘대북 제재 완화‧해제 어려움’ 등을 꼽았다. 북한이 개성공단 재개를 가로막고 있는 대북 제재를 완화하거나 해제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는 행동을 아직 충분히 다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미 행정부가 대북 제재를 완화 또는 해제하려고 하더라도 미 의회가 법률로 제정한 사항은 행정부가 임의로 어길 수 없다"며 "행정부에게 위임된 한도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행할 수 있지만, 대북 제재 시행을 유예하거나 해제하려면 북한이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 실장은 개성공단이 국가안보 위협 완화, 국가신인도 제고 등 주요 역할을 했기 때문에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성공단은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도하고 통일비용을 절감하며 평화통일 여건을 조성하는 보루"라며 "북한의 안보 우려를 줄여 북한 정권이 핵을 개발하는 동기를 축소시켜 북핵 문제 해결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는 기능을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개성공단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만 풀리면 바로 가동될 수 있다. 홍 실장은 "개성공단 전면 중단 결정이 오류였다는 것을 재인식하고, 공단 재개의 성패를 좌우하는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설득하면서 미국과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를 완화‧유예‧면제 또는 해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개성공단 재개가 핵을 포기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미국을 적극 설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비대위원장은 "3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보며 정부를 신뢰하는 바탕에서 3년간 희망고문을 견뎌 왔는데, 더 버티기 힘든 막다른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며 "정부가 ‘설비 점검을 위한 방북’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유보 결정을 내려 억울하게 ‘버려진 자식과 같은 공단’을 계속 방치하고 바라만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날 개성공단기업 비대위는 개성공단 정상화 뿐 아니라 파산위기에 내몰린 기업들을 위한 생존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재산 확인을 위한 방북신청도 즉시 승인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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