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새 마이바흐… 벤츠가 알고도 뽑아준 듯

이창환 기자
입력 2019.02.11 15:35
‘자동차 애호가’로 알려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 차량 목록에 최근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00’이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차는 2018년식으로 과거 공개된 김정은의 ‘벤츠 마이바흐 S600 풀만가드’와는 다른 모델로 추정된다.

김정은이 타는 관용차는 주로 특수 제작된 차량인데, 벤츠 의전차량은 독일 다임러그룹 산하 자회사가 직접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새 관용차를 들여오는 과정에서 대북 제재를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벤츠가 속한 다임러그룹도 이를 알고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벤츠에서 만드는 의전차량은 사용자가 생산 회사에 직접 주문하는 것이 관례이고 특히 대통령 등 국가수반이 타는 차는 경호실에서 구입 초기부터 관여한다"며 "아무리 중간 브로커를 거쳤다고 해도 특수 제작된 2018년식 S600을 누가 타는지 벤츠 본사가 몰랐을 리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행사장 보도 영상에서 포착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00 추정 관용차. /조선중앙TV
◇새 관용차 ‘마이바흐’ 산 김정은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가 지난 8일(현지 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최근 북한 관영 매체에 나온 김정은의 차량이 전에 보지 못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00으로 확인됐다. 김정은의 새 관용차는 중국 방문 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친선예술대표단을 격려하기 위해 이동하는 장면에서 포착됐다.

김정은의 새 관용차 2018년형 S600은 특수 제작된 것을 고려하면 대당 가격이 1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의전차량으로 만들어지는 S600은 자동 소총과 수류탄으로도 뚫을 수 없고 화염방사기나 화염병에도 타지 않도록 외관 전 부분이 특수 방화 처리됐다. 화학가스 공격에 대비해 공기흡입구에 산소 공급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라디에이터와 기름 탱크도 총격에 견딜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됐다.

특수 제작된 문은 항공기와 맞먹는 두께로 제작됐으며, 사고로 타이어가 터지더라도 시속 100㎞의 속도로 주행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특히 제작 방식은 주문 제작으로 이뤄지며, 무게는 5t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00 풀만가드. /벤츠 코리아 제공
◇"독일 벤츠는 누가 타는 차량인지 알았을 것"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제재 조치로 대북 사치품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안보리는 2006년 ‘사치품’의 북한 반입을 금지했고 2013년에는 사치품 범주에 ‘호화 자동차’를 명시했다.

김정은의 새 관용차 2018년형 S600이 어떤 과정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갔는지 알 수 없지만 대북 제재 위반임은 분명하다. 지난해 9월 미국 상무부는 방탄 벤츠 리무진을 수출한 혐의로 중국과 홍콩 기업을 수출입 금지 명단에 추가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방탄 벤츠 리무진은 북한에서 의전용 차량으로 대부분 사용된다"며 "김정은의 새로운 차량은 이번에도 중국에 있는 중간 판매업체를 통해 수입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생산·판매되는 의전차량은 대부분 특장차 등 차량개조 업체가 제작한다. 벤츠 의전차량은 다임러그룹 산하 자회사가 직접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엔진 등 파워트레인은 기존 모델을 기반으로 하되 차체 강판부터 유리, 타이어까지 나머지 거의 전 부분에 걸쳐 보안에 맞게 제작한다.

방탄 기능을 갖춘 의전 차량은 각국 정상이 타고 나올 때마다 언론의 높은 관심을 받는다. 벤츠로서는 김정은이 자사 차를 타는 장면이 나온다면 손해 볼 게 없다. 김정은이 탈 차인 것을 미리 알았더라도 직접 판매한 것이 아니라면 대북 제재를 피해갈 수도 있다.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00은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차량이 아니어서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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